섬유·패션업계, “힘내라, 일어나라! 일본”

2012-03-18     정기창 기자

대지진 참사·방사능 유출 등 심각한 타격
후쿠시마현, SPA기업 ‘하니즈’ 큰 피해
아직 對日 섬유류 수출 오더는 차질 없어

일본의 대지진 참사로 인한 우리업체의 對日 섬유류 수출은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월29일부터 5월8일까지 최장 열흘간 이어지는 골든위크를 겨냥한 국내 업체들의 수출 스케줄도 당초 예상대로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對日 의류 전문 수출 업체인 오르트레이딩 이관훈 사장은 “지진 후 3~4일간은 긴급 컨펌(confirm)이 안돼 애를 먹었지만 15일부터는 일반 전화나 핸드폰 통화가 가능해졌다”며 “골든위크 특수(特需) 오더도 예년 수준과 비슷하고 지진 때문에 취소되거나 납품 스케줄이 지연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직물 수출 업체인 영텍스 역시 對日 수출 오더를 점검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안동진 전무는 “당초 피해가 예상됐지만 오더 캔슬이나 홀딩을 주문하는 바이어가 없어 수출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방사능이 유출돼 긴급 대피령이 내려진 후쿠시마현 이와키에 본사와 물류 기지가 있는 하니즈(Honeys). 이 회사는 유니클로와 더불어 일본 의류 패션 시장을 양분하는 SPA기업으로 4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하니즈는 이번 피해로 재택 근무를 허용하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업무를 보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오히려 1995년 고베 지진 이후 의류 수요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수출 물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진과 방사능으로 도시 기능을 잃어버린 일본 동북부 지역은 당분간 경기가 위축되겠지만 복구가 시작되면 의류 및 보온용 침구와 담요 등 섬유류 품목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유출이다.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경우 내수 경기 회복이 치명타를 맞아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외출을 자제함에 따라 의류 소비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에는 재난용 물품인 슬렉스나 침구, 담요 등 수요는 늘어나지만 일반 의류 패션 제품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