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계 서울패션위크 이원화로 주목
2011년 봄, 한국 패션의 ‘뉴 모멘텀’
집중력 강화·인큐베이팅 마련
2011 춘계 서울패션위크가 3월28일부터 6일간 학여울역 서울무역종합전시장(SETEC)과 삼성동 크링(KRING)에서 열렸다. 서울컬렉션 27명, 패션 테이크오프 9명, 제너레이션 넥스트 9명의 디자이너가 참가했다.
주최측은 차세대 디자이너를 선발해 ‘패션 테이크오프’를 마련, 신진들의 지속적인 육성을 위해 비즈니스 집중형 전문 바잉쇼를 준비했다. 런던 패션위크의 신진육성 프로그램인 패션포워드를 벤치마킹한 이 프로그램은 제너레이션 넥스트 3회 이상 참가자 등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 감각을 익힌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구성해 단계별 인큐베이팅 기능을 강화했다. 이현찬, 김선호와 예란지, 박승건, 정혁서·배승연 등이 신진과 기성을 잇는 브릿지가 될 것으로 기대가 높다. 서울패션페어에는 총 81개 업체가 참가했고 200여 명의 국내외 바이어가 초청됐다. 컬렉션 참가 디자이너의 쇼룸과 일반 패션페어 부스를 별도로 구성해 규모와 관람대상을 차별화했다. 쾌적해진 비즈니스 환경으로 바이어는 물론 페어 참가 브랜드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남성복 규모 줄이고 내실 다졌다
28일부터 3일간 남성복 컬렉션이 진행됐다. 예전보다 폭넓은 감성과 컨셉의 남성복이 각각 개성을 발휘했다. ‘김서룡 옴므’로 개막된 이번 서울패션위크 남성복컬렉션은 총 10명의 디자이너가 2011 F/W 컬렉션을 선보였다.
왕오천축국전의 혜초를 미래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장광효 ‘카루소’, 강력한 동양적 남성미로 파리에서도 주목을 모으는 송지오 ‘송지오 옴므’, 클래식 감성을 트위스트해 일본에서 전개 중인 홍승완 ‘로리엣’이 완성도 높은 컬렉션을 선보여 한국 패션계의 역량을 검증했고 ‘김서룡 옴므’ ‘레쥬렉션’은 고유 아이덴티티를 부각시켜 매니아들의 호응을 얻었다.
‘디그낙’ ‘제너럴 아이디어’ ‘비욘드클로젯’ 등 젊은 브랜드들도 보다 성숙한 기량을 보여줬다. 제일모직 ‘엠비오’와 신원의 새로운 프레스티지 남성복 ‘반 하트 옴므’도 내셔널 브랜드로 컬렉션에 참가해 관심이 집중됐다.
출발점에 선 차세대 디자이너
이번에 신설된 ‘패션테이크오프’로 제너레이션 넥스트 등 신진 디자이너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기량을 닦은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모멘텀을 맞았다.
패션페어 전시장 설비 만족도 높아
패션페어에는 9개 남성복 브랜드와 60개 여성복 브랜드, 10개 잡화 브랜드가 참가해 국내외 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를 도모했다. 처녀 참가 업체들이 많았으며 남성 브랜드가 소폭 축소됐고 액세서리 부문이 확장됐다.
신규바이어 유치 부족…빠듯한 일정 불만
컬렉션 참가 디자이너 쇼룸의 운영상황도 지적됐다. 패션쇼에 앞서 부스 구성을 마치지 못한데다 상담에 관련된 별도의 설명이 없어 차질을 빚었다. 디자이너 관계자는 “쇼가 끝난 직후 부스를 구성할 예정이었으나 전시 중에는 부스 설치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며 “익일 아침 일찍부터 부스를 설치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 주최측과 브랜드간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공동취재 = 김송이 기자 songe@ayzau.com
김효진 기자 rlahj@ayzau.com
장유미 기자 yumi@ayzau.com
서현일 기자 hiseo@ayzau.com
오나영 기자 nayoung@ayzau.com
[바이어 인터뷰]
■ 아이디얼 쇼룸(Idiel Showroom) 리차드 천(Richard Chun) 상무
운영은 진보했으나 홍보는 부족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브랜드가 많이 줄고 분위기도 다운된 것 같지만 훨씬 정돈된 것 같다. 또 해외 바이어나 프레스들이 쇼를 잘 볼 수 있도록 스태프들이 잘 진행해줘 안정감 있는 운영이 이뤄졌다.
행사 운영이나 시설 등은 해외 전시와 견주어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비약적 발전이 있지만 홍보가 많이 부족해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특히 패션쇼와 페어장을 결합한 것은 참신하지만 내빈객을 잘 동원하지 못해 좋은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1~2개월 전에 급히 홍보하는 경향이 있어 바이어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 듯 하며 앞으로 해외 트레이드쇼, 메이저쇼에 적극 참여해 꾸준히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성복은 매 시즌 해외와 견주어 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번 시즌은 특히 전보다 다양한 시도를 한 디자이너들이 많아 보기 좋았다. 여성복은 갈수록 젊은 감각과 재능을 지닌 디자이너들이 많이 발굴되고 있는 듯 하며 전체적으로 라인이 강해지고 셋(Set)된 느낌을 받았다. 디자이너들도 해외 바이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사전 조사와 준비를 철저히 해 그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 운영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 플런트(FLAUNT) 롱 응웬(Long Nguyen) 파운더
“가능성에 주목” 공감대 형성 필요
‘플런트(FLAUNT)’는 뉴욕을 기반으로 한 패션 매거진이다. 패션에 관련한 모든 컨텐츠를 다루고, 잡지를 ‘오감으로 읽는다’는 전제 아래 퀄리티 높은 지질과 프린팅 테크닉을 발전시키고 있다. 렉서스 등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진보된 컨텐츠를 제공하고 한국패션도 주목하고 있다.
서울패션위크는 지난 2010년 가을에 이어 두 번째 방문했다. 지인의 권유로 젊은 신진 디자이너들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지만 한 시즌 보고서는 판단이 불가능했다. 디자이너와 브랜드 이름조차도 알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개막 3일 전에 한국에 도착해 절과 도시를 둘러봤다. 공식 스케줄은 개막 전날 도착한 뒤 아침부터 저녁까지 쇼 일정으로 꽉 채워져 있어 여유가 없다. 패션은 쇼가 전부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들이 서울을 체험하고 형성된 공감대를 토대로 해야 패션을 보다 심도 깊게 이해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도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재환 파리와 같은 신진들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옷을 착장하는 구매자들은 컨셉보다도 소재와 컷을 중요시하는 만큼, 이 같은 기본기가 탄탄한 신진들의 발전상에 기대하고 있다.
■ 리얼디코퍼레이션(Real-D.CO.,LTD) 히라오카 유 대표
매력적이나 가격 체감지수 높아
©한국섬유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