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3위 의류·직물제조업 ‘무드라(Mudra)’ 인수
12억 명·40조 규모 내수 마켓 정조준
이랜드가 ‘기회의 땅’ 인도에 본격 진출한다. 세계 2위의 12억 인구대국, 높은 경제성장으로 브릭스(BRICs)국가들 중 중국 다음으로 시장 잠재력이 크다. 인도에서 제2의 성장엔진을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국내 최초 인도 의류…직물 제조업체 인수
이랜드가 40조 규모의 인도 패션시장을 정조준 했다.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은 인도 3위 의류 직물제조 업체인 ‘무드라 라이프스타일(Mudra Lifestyle)’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기존 패션사업의 고도화된 수직계열화는 물론 향후 인도시장 진출에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지난 21일 보도 자료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이랜드는 인도 증시에 상장된 무드라의 신주 25%(1200만주)를 주당 60루피(1루피=25원)에 인수하고 12월 말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20%, 1월 중순까지 대주주로부터 21%의 신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작업이 완료되는 내년 1월 이랜드는 무드라의 지분을 최소 51%~최대 67%까지 확보해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인수금액은 430억 원~530억 원 규모다. 국내 기업이 인도 패션 기업을 M&A한 것은 이랜드가 처음이다. 무드라는 1986년 설립된 매출규모 3위의 직물 및 의류 제조업체로 인도 패션기업들이 대부분 하청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방직부터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직물과 OEM방식의 의류제조까지 수직 계열화된 의류 전문 생산회사다.
2007년 인도 증시에 상장했으며, 상장 이후 외부 자본조달로 방직라인의 신규 투자를 통해 지난해 약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연평균 30% 이상 높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0년 10월말 기준으로 총자산 1570억 원, 시가 총액은 510억 원이다. 매출 가운데 직물과 의류 비중은 80대 20이며, 최근에는 OEM 방식의 수출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아 글로벌 SPA 기업인 자라에 대한 수출 비중이 50%를 넘으며 영업이익률도 인도 패션기업에서는 드물게 10%대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국 생산기지 확보 & 인도시장 진출 교두보
이번 인수는 중국의 안정적인 생산기지와 새로운 성장시장 교두보 확보라는 ‘투 트랙(Two Track)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를통해 이랜드는 패션사업 세계화 (Globalization)에 대한 가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는 중국에서 올해 1조 3천억 가량의 매출이 확실시 되고 있다. 매년 40% 이상 매출이 급증 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생산 인프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별도의 생산기지 구축이 필요했다. 2009년 4월 베트남 국영 기업인 ‘탕콤’을 인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베트남 탕콤은 인도 무드라와 비숫한 규모의 의류·직물 제조업체로 이랜드가 인수한 이후 1년 만에 매출과 수익이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4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인도 패션시장은 매년 15% 이상 성장하며 지난 수년간 인도의 평균 경제 성장률 8~9%를 웃돌고 있다.
전통복에 치우친 여성복보다는 남성복 비중이 큰 게 특징이지만, 최근 들어 여성들의 패션에 대한 욕구가 증대되면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01년 망고를 시작으로 2002년 베르사체, 올해 자라, 내년에는 H&M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시장 선점 차원에서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무드라 인수로 인도전역에 걸친 75개 딜러망과 2000여 개의 판매망 구축이라는 간접적인 효과도 있어 인도 내수시장 진출에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