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특집] 한국섬유신문 30주년, 그동안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2012-08-03 이영희 기자
1979년 ‘88패션스튜디오’설립
전문모델 양성·위상제고 나서
이재연·도신우 주축 “대한민국 패션모델 역사의 서막 올려”
패션인들과 함께 울고 웃었지만 변방의 아웃사이더 설움 생생
이제는 당당한 ‘패션한류’ 중심축…글로벌경쟁력·위용 과시
세상이 만만하고 겁이 없던 20대의 이재연. 해병대를 제대하고 명동을 거닐다 사진작가의 모델이 된 ‘우연’이 모델 1세대라는 명찰을 달게 된 ‘인연’이 되고 고스란히 한 생애를 바치는 ‘필연’과 ‘숙명’이 됐다. 누군가 그랬던 것 같다. “운명은 피할 수 있지만 숙명은 심장에 꽂혀 평생을 감내하고 짊어지고 가야하는 것”이라고.
대한민국 패션산업의 발전에는 디자이너와 기업, 생산현장의 산업역군이 있었다. 그리고 때로는 화려한 꽃으로, 때로는 변방의 아웃사이더로 ‘모델’이 있었다.
1979년 모델라인의 전신인 ‘88패션스튜디오’가 설립됐다. 도신우(현 모델센터 인터내셔널 회장), 김진(영화배우 김진규씨의 아들), 김석기씨가 의기투합해 모델의 위상을 높이고 ‘전문화’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 이재연 회장과 도신우 회장은 모델계의 대부이자 패션산업을 발전시키고 후진을 양성하는 중심에 서 있다.
1세대 개척자로서 불모지에서의 따가운 시선과 오해, 설움도 컸지만 지난 세월만큼의 내공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후진들의 멘토로서, 한국패션의 대표로서 강건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섬유신문은 창간 30년을 맞아 과거를 조명하고 패션업계에 더 나은 미래의 30년을 응원하면서 이재연 모델라인 대표로부터 소장하고 있는 사진자료를 요청했다. 흔쾌히 자료를 제공해 준 이재연 회장은 요즘 국제모델학과를 신설하는데 전력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중국, 일본 등을 돌면서 국내대학에 외국의 모델지망생을 유치해 ‘패션한국의 인프라’를 전파하고 위상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방침이다.
상지영서대학에서 첫 번째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사실 요즘 ‘한류’보다 앞서 80년대 초부터 한국의 디자이너들과 모델의 진출이 있었던 셈이다. “패션과 사람이 좋아 일을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번돈으로 땅사고 집샀으면 큰 부자됐을 것입니다”라는 이재연회장은 그래도 후회없다며 어린아이처럼 웃었다.
“한국섬유 30년, 모델라인 33년, 그 동안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지금은 원로인 패션인들의 젊었을 적 ‘서슬시퍼런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