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리뷰 인 서울’은 총 252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882명의 해외바이어를 포함, 9242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미주 및 유럽지역으로 해외 유력 바이어들 참여가 늘어난 것과 세계적 SPA브랜드부터 고급 부티크까지 저변이 확대된 점을 성과로 꼽았다.
1. 프랑스 섬유생산 전문기업 파옌(PAYEN)社 부스에서 담당자가 바이어와 상담을 하고 있다.
2. 퀀텀에너지 부스 전경. 퀀텀에너지 파우더를 화섬에 융화시킨 신개념 섬유로 참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3. 나노시스는 ‘디보싱 가공’으로 수많은 바이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를 활용하면 3D입체 디자인을 구현, 내추럴한 디자인 표현이 가능하다.
■ 글로벌 소재 트렌드 선도 올해는 터치, 환경, 항균, 가공법 등 각종 신개념 소재가 전체 분위기를 이끌었다. 기존 기능성 트렌드를 이끌던 냉감·발열 관련 소재뿐만 아니라 여기에 천연소재와 가까운 촉감을 접목시키는 등 업체마다 자신들만의 장점을 바이어들에게 어필했다.
파카텍스는 울 라이크(wool-like) 폴리직물인 ‘내추렉스(Naturex)’, 영텍스타일은 발열 소재인 ‘테트라-히트(TETRA-HEAT)’, 신흥(대표 이동수)은 메모리 필에 파우더 터치를 발현한 소재 등을 선보이며 트렌드를 이끌었다. 특히 탄소나노입자를 매개로 60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파카텍스 ‘X-HEAT’는 효성과 GM텍스타일 등 여러 업체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현대 패션 비즈니스의 화두로 떠오른 친환경 소재도 다양하게 제시됐다. 특히 최고수준의 친환경 인증 ‘블루사인(Bluesign)’을 획득한 소재들이 눈길을 끌었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 대구공장은 생산하는 전 제품에 블루사인 인증을 획득했으며 지금은 협력업체의 인증 획득까지 지원하고 있다.
에스티원창도 지난해 5월 블루사인 파트너십을 통해 친환경 트렌드에 동참했다. 이 외에도 아모그린텍이 은금속사 ‘아모실버(Amosilver)’의 항균기능과 관련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나노시스는 기존 ‘엠보싱 가공’과는 차별화된 ‘디보싱 가공’을 선보였다. 이 회사 이희준 대표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3D입체가공기술로 원단을 ‘미는’ 게 아니라 ‘당기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원단의 앞뒤 활용이 모두 가능하며 형태안정성과 내추럴한 디자인을 발현해냈다”고 전했다. 미국, 일본, 인도 등에 더해 볼리비아를 포함한 남미 바이어까지 관심을 나타내 주변 부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는 평가다. 실제 전시회장에서만 5억 원에 달하는 상담실적을 올렸다.
퀀텀에너지는 퀀텀섬유를 내세워 관람객들 관심을 부스에 붙잡았다. 오색혈토 원석을 분해해 얻을 수 있는 퀀텀에너지 파우더를 화학섬유에 융화시킨 섬유로 외부 온도와 무관하게 체온을 유지시켜주며 바이러스와 세균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 바잉(Buying) 실적 증대 오스트리아 렌징社의 권성옥 매니저는 “포에버21, BCBG 등 해외 유명 브랜드와 세아상역, 팬코 등 대표적 수출업체를 포함해 약 80여 건의 상담을 진행했다”며 “3년 전에 비해 바이어 규모와 질이 크게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영풍필텍스는 7데니어 경량 제품과 신제품 ‘콜드노어’로 약 3억5000만 원 상당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회사 남복규 사장은 “지속적인 참가로 회사 이미지와 대표 소재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향상돼 어느 때보다 활발한 상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기능성 발열 및 냉감 원단을 선보인 멀티패션텍스타일도 바이어와 셔츠 300만 장 공급 계약을 일궜다. 스포츠용품 정보 수집차 방문했다는 日 이토추 상사의 다카하시氏는 “텍스랜드앤넥스코, 와텍, ST원창 등과 상담했다”며 “전시업체들 기술력이 좋고 가격이 저렴해 일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구매 의사를 나타냈다.
■ 바이어 늘었지만 규모 아쉬워 올해 3년째 참가 중이라는 대진텍스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해봤을 때 해외 바이어 수가 20~30%는 증가한 것 같다”며 “이제는 내수 바이어 유치에 좀 더 힘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노시스 이희준 대표도 “전시회 마지막 날 수가 줄었지만 전체적으로 10~15% 정도 상담이 늘었다”고 밝혔다. 참여업체들은 특히 일반인 참관객이 줄어들고 바이어들이 대거 방문해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반대로 체감상 바이어 수가 줄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올해 두 번째 참가하는 경원 김유석 대표는 “지난해보다 발전된 모습은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규모가 작고 국내외 바이어들 방문도 많지 않다”며 “행사 일정을 말일에 잡아 시작한 것도 전시회 집객력이 낮은 이유”라고 밝혔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해외 유명 전시회가 연이어 계속되는 9~10월 사이에 날짜를 잡는 것도 어려운 일이겠지만 8월 마지막 날 일정이 잡힌 점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 상해에서 열린 홈텍스타일 2011과 일정이 겹쳐 3일의 행사기간 중 하루를 활용하지 못한 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시장 규모에 대한 아쉬움도 피력됐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올해 상해나 이태리 등 해외 전시회들과 비교해봤을 때 아직까지 규모가 작다”며 “홍보에 좀 더 신경을 써서 보다 많은 업체를 참가시키는 등 규모를 확대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업체들 자세에 대해 아쉬운 점도 나타났다. 모 업체 관계자는 “구호를 외치고 자극적인 소리를 내면 옆에 있는 부스들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으로 회사를 어필하는 것은 좋지만 적어도 ‘상도’는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정기창 기자 kcjung100@ayzau.com 서현일 기자 hiseo@ayzau.com
신구大 섬유의상코디과 송채경 교수 “섬유의 중심은 텍스타일”
패션이 남발되는 시대, 줄기차게 ‘섬유의 중심은 텍스타일’이라고 주장하는 곳이 있다. 신구대학 섬유의상코디과 얘기다. 이 학과는 국내 대학에서 드물게 패션이 아닌 색상과 패턴, 소재와 관련된 섬유 산업 전반에서 활용하는 실용적인 학문을 가르치고 있다.
송채경 섬유의상코디과 교수(학과장)는 “패션 전공은 지망자도 넘치고 취업도 힘들지만 텍스타일 분야는 상대적으로 희소가치가 높아 기업체들로부터 인기”라며 “졸업생들 취업률이나 경쟁력을 보자면 상당한 비교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졸업을 앞둔 학생들 작품이 상업용 디자인으로 채택되는 경우도 많다. 올해 참여한 ‘프리뷰 인 서울(PIS)’ 행사기간 중에도 기업체들 문의가 줄을 이었다.
국내 굴지의 한 방직회사는 PIS에 참가한 신구대학 부스를 방문하고 향후 이 회사에서 실제 수출 제품에 적용할 패턴 샘플을 요청했다. 작품당 값을 매겨 구매한 회사도 여러 곳 있다.
中 우피대동방적유한공사(宇波大同紡績有限公社)는 아예 재학생들을 상대로 매년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자는 제안까지 한 상태. DTP 업체인 디젠은 올해 이 학과 졸업생 5명을 인턴사원으로 뽑아 놓고 실제 취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정기창 기자 kcjung100@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