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세계 유기 섬유 학술 대회 성료] 유기 섬유 현 주소 ‘향후 비전’ 각국 성공 마케팅 ‘사례 발표’
오가닉 제품, 모든 공정 감시 장치 ‘인증제도·홍보’ 필요성 강조
한국친환경섬유협회 주관
세계 유기섬유 학술대회가 26일, 27일 남양주 유기농 박물관에서 성료됐다. 이번 대회는. ‘제17차 IFOM 세계유기농대회’의 주최, 한국친환경섬유협회 주관으로 열려 한국,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브라질, 부르티나파소 등 총 9개국 12인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튿날인 27일에는 관련 학계와 업계 종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신기술과 현황 발표, 질의응답 순으로 이어지면서 열띤 토론의 장이 됐다.
또 26일 대회 첫 날에 열린 ‘유기농 투어(Bio Tour)’ 프로그램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홍유릉’ 관람을 시작으로 천연염색업체 ‘약초보감’ 방문, 아동복 ‘해피랜드’ 본사 견학을 통해 오가닉 코튼의 상품화 과정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약초보감’의 체험을 인상 깊게 평가했으며, 한국 전통의 천연 염색 염료들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직접 천연 재료로 염색을 체험해 피부에 와 닿는 유기농 투어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둘째 날 오전 9시 이정애 남양주시의회 의장, 케서린 디마테오 세계유기농대회 회장, 이우복 한국친환경섬유협회 회장의 개회사와 함께 학술대회가 열렸다.
발표자들은 21세기형 유기 농업의 현주소, 염색 기술 등 유기 섬유 생산의 발전상, 각국 관련 시장의 흐름과 전망, 유기 섬유 제품에 부가가치를 더하는 마케팅 전략 등을 제시했다. 또한 유기섬유의 인증 표준에 대한 각국의 사례들이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이와 함께 한국유기섬유표준 (korea organic Textile Standard)과 인증제도 정착에 대한 주제발표도 주요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준컴퍼니의 강성문 대표는 “이번 주제 발표를 통해 국내외 마켓에서 유기농 섬유가 어떤 부가가치로 경제적인 효과를 더하고 있는지 강조하고자 했다”고 말하며, “최근 국내 소비자의 인식도 많이 변화되고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의 유기농 제품 사용을 넘어서 지구 환경을 위한 사회적 실천으로서의 착한 소비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라는 유기섬유의 시장 가능성을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에 임원사로 참가한 한중유니온 김종근대표는 오가닉 면사를 비롯한 세 번수 순 면사를 국내 공급하고 있는 얀 전문메이커이다. 이와관련 김대표는 “오가닉 섬유를 원하는 국내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인증절차와 검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이번 학술대회를 기반으로 내년 초를 전후해 한국에서도 기준이 확립될 것이다”면서 오가닉 제품의 올바른 선별기준이 있어야 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남양주시 문화사업 본부장인 김정식국장은 “섬유와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면서“남양주시가 친환경적 이미지를 고취시켜 살기 좋은 도시,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뤄내는데 기여하고자한다”고 밝혔다. 또 “행사가 개최된 남양주 유기농박물관은 대지 1만3000평에 연건평 2800평으로 컨벤션 회의실로 사용하기 좋은 지리적 환경적 조건이 좋다”면서 자랑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요 발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왜 오가닉 코튼(organic cotton)인가?
전 세계의 경작지 중에서 약 3%가 목화 재배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화학 합성 농약의 30%가 이 목화 재배에 쓰인다. 경작지 비율 대비 과도한 양의 화학 합성 농약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토양을 황폐화시키고,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주범이 된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순환 농업을 통해 환경 친화적으로 목화를 재배하는 농장을 실현하는 것이 인류적 과제가 되었다.
2. 제 3국 농민들의 대물림 되는 가난에 주목한다.
목화의 생산을 위해 제 3국의 농가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목화재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반적인 목화 재배를 위해서 GM(유전자 변형) 종자를 매년 구입해야 할 뿐만 아니라 농약, 제초제 등 추가 지출이 매년 증가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가의 소득은 감소하고 가난을 대물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이러한 모순과 악순환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기농업으로 목화를 재배하는 새로운 대안이 제시 되고 있다. 오가닉 코튼은 보다 비싼 값에 팔릴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섬유 산업계 역시 더 책임 있는 정책을 구현 할 수 있게 된다.
3. 인증제도 왜 필요한가?
주요 선진국에서는 오가닉 섬유의 인증제도가 이미 정착되어 운영되고 있다. 유기섬유는 물리적· 화학적인 분석 방법으로는 구분할 수 없다. 따라서 생산의 중간 과정, 즉 생산 공장의 시스템을 확인하는 인증제도 만이 제품의 정확한 분류와 구분을 가능케 한다.
또한 섬유 산업에서 주요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착취, 위험한 작업 환경, 폐수· 폐기물의 불법 투기 등에 대한 감시 장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의 오가닉 섬유의 기준을 마련하고 인증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책임 있는 생산 조건을 정착시키는 중요한 도구이자 목표다.
4. 유기농 섬유의 현주소와 비전
유기농 섬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안전한 섬유, 인류의 미래를 위한 착한 소비’ 라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소비자들의 유기농 섬유 제품 구매 동기는 각 의류 브랜드 및 유통업체의 엄격한 친환경적 제품 생산에서 비롯된다.
소비자는 유기 섬유를 선택함으로서 친환경적 원료의 사용과 화학물질의 사용을 최소화한 가공, 폐수 및 폐기물의 지속적인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유기농 원료를 포함했다는 눈속임과 단순한 가공방법으로 친환경 생산이라고 부풀리는 방식은 이제 소비자의 엄격하고 신중한 선택 앞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책임 있는 생산과 유통, 지구와 인류를 위한 바른 생산 과정을 공유할 때 유기 섬유의 미래는 밝다. 한편 한국친환경섬유협회(회장 이우복)는 2010년 9월 발족, 올해 6월 정식 출범했다.
친환경 섬유 제품의 ‘바른 유통’과 ‘바른 소비’를 목적으로 조직된 협회에는 제이투엘에프에이, 해피랜드F&C, 케이준컴퍼니, 신한방, 컨트롤유니온, 한중유니온 등 50여개 회원사를 확보했다.
한국친환경섬유협회의 주요 사업은 첫째, 국내에서 유통되는 친환경 섬유가 올바른 유기 농법에 의해 재배되고,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 지 등 상품의 생산 과정을 추적해 인증을 부여한다. 둘째, 유기 섬유 시장의 국내외 트렌드와 마케팅 사례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홍보한다. 셋째, 원료 공동 구매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유기농 섬유 상품의 소비를 촉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