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수수료 인하 본격 시동

칼 든 공정위, 유통사 집중 시정 나서

2012-11-11     장유미

3~7% 인하 및 추가 부담 완화 추진…업체들 ‘갸우뚱’

중소 업체, “우선은 환영!”
대상 업체 모호해 업체들 ‘갸우뚱’
“1%만 낮춰도 숨통 트일 것”

국내 3대 백화점에 입점한 총 1054개 중소업체 판매 수수료 인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 이하 공정위)의 발표에 따라 유통 및 패션 업계의 반응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공정위는 지난 8일 국내 3대 백화점에 입점한 총 1054개 중소업체의 판매 수수료를 지난달 분부터 소급해 3~7% 인하키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롯데 403개, 현대 321개, 신세계 330개 등 3개 백화점과 현재 거래 중인 중소 납품 업체 중 50%가 실질적 수혜를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는 이번 결정으로 매출에 직격타를 입을 것으로 전망,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 또 10월 매출부터 소급 적용될 것이라고 알려지자 어느 정도의 수익 저하가 발생할 지에 대해 입장 밝히기를 꺼려하는 상태다.

백화점 관계자는 “동반 성장이라는 큰 틀에 맞춰 진행된 이번 일이 잘 시행되도록 협조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인하안이 적용되면서 수익적 부분에서 많은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공정위의 추진 방향대로 행할 뿐이다. 현재로서는 인하 대상을 확대될 지에 대해 자사 내에서 논의할 것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공정위는 3대 백화점 수수료 인하에 이어 이달 중 3개 대형마트, 5개 TV 홈쇼핑의 판매 수수료 인하도 조속히 완료할 방침이다. 특히 TV 홈쇼핑의 의류 판매 수수료는 평균 30% 이상을 상회했고, 최고 40%의 수수료율이 적용됐다.

홈쇼핑 관계자는 “지난 간담회를 통해 백화점과 함께 마트, 홈쇼핑 업체 모두 수수료 인하안을 제출했다. 백화점이 가장 큰 유통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먼저 결정이 난 것 같다”며 “우리 역시 공정위에 제시한 인하안대로 행할 뿐”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향후 이들 11개 대형유통업체를 제외한 법률 적용대상인 나머지 52개사에 대해서도 자율적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라며 “수수료 하향 안정화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이행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패션 업체들은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 지에 대해 여전한 의구심을 가진 채 환영의 뜻을 표했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는 한 업체는 “수수료가 단 1%만 내려가도 업체들은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3~7% 인하가 시행만 된다면 중소업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발표 되자마자 백화점 매입부에 확인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매입부는 이번 일에 대한 입장 밝히기를 꺼려했다. 우리도 해당이 되는지 알고 싶어 물었지만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다”고 말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체는 “공정위 발표는 몇 개사라고 수치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업체 리스트가 공개되지 않았다”며 “어느 업체가 해당되는지 알 수 없다. 백화점이든 공정위든 인하 대상 업체에 대한 기준 제시가 불분명한 상태다. 업체명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공정위는 수수료뿐 아니라 납품 업체들의 추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우선 가(假)매출, 상품권 구입 강요 등에 역점을 두고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가매출은 상품 거래 없이 장부상의 매출로 그에 따른 수수료 일정치를 대형 유통 업체가 취득하는 행위다.

공정위는 “지난 6월 조사에 따르면 업체당 평균 1200만 원 상당의 상품권 강매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시정조치나 사전 예방 등으로 적극 개선할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또 “기초공사 인테리어비, 판촉행사비 추가 부담 경감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사실 상품권 강매보다 더 힘든 것이 백화점들의 행사 강요였다”면서 “한 달에 한 번 가량 행사를 진행하도록 요구했다. 그 때마다 1000만 원 정도의 행사비가 발생했고, 매달 부담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공정위는 향후 불공정행위와 애로사항 등을 신속히 수집하는 ‘핫라인’을 설치, 납품업체와 업종별 간담회를 수시로 개최해 적극적인 감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 명절 직전 상품권 구입 강요 등 불공정 행위 예방 활동을 강화해 나갈 방침.

공정위는 “이번 인하를 계기로 업체들의 수수료 부담 완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상품 개발이나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해당 기업의 성장과 소비자 후생 증가에 기여가 클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