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의 승부사’ 벤텍스 고경찬 대표

장학재단에 10년간 매년 3000만 원 출연

2012-11-18     정기창 기자

벤텍스 고경찬 대표는 지난 17일 섬유센터에서 열린 13회 Tex+Fa CEO 조찬포럼에서 ‘창조와 열정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해 호평을 받았다. 이날 고 대표는 세계 시장을 놀라게 한 ‘드라이존’ ‘아이스필’ 등 신소재 개발 비화와 개발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열정적으로 강연했다.

‘1초 만에 마르는 섬유(Dry in a Second)’로 유명한 ‘드라이존’은 비는 막고 땀은 배출하는 섬유 소재를 개발해 경쟁 브랜드인 ‘쿨맥스’를 이기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고 대표는 “당시 24시간 내내 1초 만에 마르는 섬유 생각에 비만 오면 아스팔트가 사람 피부로 보일 만큼 미쳐 있었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이름 없는 업체라는 이유로 국내 업체들로부터 냉대를 받았지만 2005년 미쯔비시와 일본 판권 독점 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1초 만에 고객을 감동시키겠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시청각 마케팅을 동원해 제품을 설명함으로써 뜻을 이룰 수 있었다.

2004년에는 경합 끝에 삼성전자를 물리치고 다산 기술상을 수상했고 08년 베이징 올림픽 유니폼 공급, 2010년 노스페이스 독점 공급 등 탄탄대로를 달렸다. 이후 냉감 소재인 ‘아이스필’ 및 스스로 생각하고 변신하는 스마트 섬유 ‘오토 센서’ 등 숱한 히트작을 만들어 냈다. 특히 ‘아이스필’은 美 컬럼비아스포츠의 2012 냉감 소재 주력 아이템으로 채택돼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될 것이다’가 아니라 ‘이미 되었다’가 중요하다고 했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24시간 매진하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이는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현재 벤텍스는 63개 특허에 추가로 17개 특허를 출원한 상태며 국내외 145개 상표 등록을 해 놨다. 매년 R&D에 매출의 8%를 투자하고 연간 30~45%의 초고속 성장 가도를 달리는 중. 올해는 전년 대비 60% 이상 매출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2012/13년에는 주식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고 대표는 “벤텍스는 학연·혈연·지연이 없고 목표의 경계가 없는 회사”라며 “경영자는 결과에 대한 공평한 배분자가 되야 하고 사장이라고 (잘못된 것에 대해) 책임지는 일에서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기업들의 자식에 대한 경영권 이양은 북한의 세습정치와 다를 게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내년부터 매년 3000만원씩을 10년간 섬산련 장학재단에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류산업협회 최병오 회장은 “소유하고자 하면 영원히 못 갖는다”며 “제주도 변방에서 세계 최고 가는 섬유 발명가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