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파주 아울렛 전쟁
지역 상권 대기업 독점…자영업자 ‘울상’
“고래들 싸움에 중소상인 ‘파탄’”
파주 아울렛 상권이 대기업들 각축장으로 변하면서 지역 상인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특히 파주 출판단지 내 상업지원 시설로 조성된 이채 쇼핑몰 입점 관계자들은 최근 롯데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개점을 두고 “명백한 불법”이라며 끊임없는 불만 성토가 이어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관계자는 “파주는 문광부가 국제적인 출판도시로 키우기 위해 출판 산업시설을 전략적으로 유치해 만든 곳이다. 이채 쇼핑몰을 제외한 다른 곳은 출판단지로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롯데가 들어서는 곳은 출판단지로 허가가 된 곳인데 정부와 롯데가 어떻게 공조했는지 본래 취지와 다르게 쇼핑 단지로 전락했다. 이건 불법이다”며 “우리 쇼핑몰과 직선거리 100m도 채 안 되는 곳에 대기업 유통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우리보고 죽으라는 소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채 쇼핑몰은 현재 50여 개의 중소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아울렛으로 이곳에서 종사하고 있는 인원은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주들은 파주가 대기업 아울렛 전쟁터로 변하면서 중소 상인들 입지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이곳과 더불어 파주 여타 상권과 브랜드 150여 개가 들어서 있는 일산 덕이동 패션타운의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돼 본격적인 갈등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점차 지역 상권을 점령하면서 돈을 싹쓸이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중소상인들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를 관망하고 있는 것이 원통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파주는 지난 3월 신세계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이 먼저 오픈하며 경기 서북권 유통경쟁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오는 2일 롯데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이 개장하게 되면서 신세계와 롯데의 본격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양사의 거리가 불과 5.8㎞ 밖에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고객 유치 활동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이곳은 이국적인 외관과 탄탄한 브랜드 구성력으로 수도권 일대 고객들이 쇼핑 겸 나들이 장소로 많이 방문했다. 그러나 이번 롯데의 파주권 진출로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영업면적 3만5428㎡의 국내 최대 규모 부지와 213개 최다 입점 브랜드로 파주 지역을 선점한 신세계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보다 약 40여개 브랜드가 더 많이 유치된 상황.
또 각 매장 규모를 키워 문화센터, 롯데시네마, 뽀로로 키즈카페 등 복합 문화공간을 구성해 가족 휴식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병행할 방침이다. 업계는 신세계 첼시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세계 첼시는 기존 아울렛의 본질을 강조하며 고품격 제품라인을 저렴하게 제공, 고객들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또 오픈 갤러리를 통해 문화공간 컨셉을 좀 더 보강하고 재즈, 뮤지컬 등의 공연도 진행해 복합문화쇼핑 공간으로 한 단계 더 올라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