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겨울아우터 밀어내기 ‘사력’

2013-01-06     이영희 기자

“이익보다 재고 소진 급선무”
설 대목까지 할인·판매 안간힘

한 대형마트 남성복 매장, 모 대기업 유명브랜드가 50%세일 중이다. 대기업 브랜드이다 보니 고객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주변의 전문브랜드 매니저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고 본사의 질책을 피하기 위해 이 장면을 촬영해 전송하기까지 한다.

20~30%세일을 하고 있던 전문브랜드들까지 이제는 50%에 동참해야 할 태세다. 관련종사자는 “저 제품의 제조원가를 아는데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니다”라며 한숨을 짓는다. 백화점에서 영캐주얼중 가장 패딩과 다운을 많이 출시하기로 유명한 한 브랜드사는 미리 상황을 파악하고 이미 12월10일을 전후해 파격적인 세일을 단행, 최근까지 전년대비 35%이상의 물량을 소진했다고 밝힌다. 관계자는 “이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고의 ‘조기소진’이 이번 시즌 승패를 좌우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남성복, 여성복, 캐주얼, 스포츠, 아웃도어 등 전 복종을 망라하고 전년대비 두 배 가깝게 쏟아 낸 겨울 아우터 물량을 설날 전 최대한 소진하기 위해 패션업계가 사력을 다하고 있다.

2011년 봄까지 2년 연속 겨울 아우터 판매로 쏠쏠한 재미를 본 업계는 올 겨울 역시 ‘혹한’의 예보에 기대를 걸고 전년대비 2배에 가까운 물량을 확대한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 특히 원부자재가 인상에 따라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에서 조기 기획생산을 한 업체들의 경우 12월부터 딜레마에 빠져있다.

다행히 지난주부터 늦추위가 시작됐고 예년보다 빨라진 설날대목 이전까지 덕다운, 구스다운, 패팅, 코트류등 물량소진을 위해 해당업체들이 할인, 세일에 돌입했다.

중견 남성복업체는 대형마트에서 세일을 하는 한편 설날이전 홈쇼핑채널을 통해 2시간정도 겨울제품을 소진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그동안 세일을 하지 않았던 아웃도어브랜드들까지 20~30%까지 패딩, 다운제품에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고 일부는 “소진할 때까지 세일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모 캐주얼브랜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2월말까지 세일을 하자는 제안을 하고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1월 한달동안 삼한사온이 있기는 하지만 계속 추울것이란 예보를 한 가운데 관련업계는 “예년보다 설대목도 빨라졌고 대부분 설날 이후에는 겨울제품 판매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이익보다는 재고소진을 통해 2012년도 영업에 부담을 주지 말자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