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SPA, 대형 유통 잠식
입점 면적 국산의 ‘10배’
해외 SPA 브랜드들의 대형 유통망 잠식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관련기사 5·7면> 각 유통사들은 MD 편성 시 이들의 입점을 더 확대·특화시킨다는 입장이다. 또 점포 내 차지하는 면적은 국내 브랜드와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대형화돼 있는 상태. 향후 국내 업체들은 판로 확보에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 유통사별로 해외 SPA 브랜드 입점 현황을 조사한 결과, 롯데백화점에 가장 많은 브랜드들이 입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니클로’는 빅3 백화점을 비롯, 마트, 대형몰 등 대부분의 대형 유통망에 포진해 있어 해외 SPA 브랜드 중에서도 최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또 유통사들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들의 입점을 적극적으로 추진, 현재 이들의 매장 수는 롯데백화점 56개, 현대백화점 4개, 신세계백화점 16개, 이마트 3개, 롯데마트 7개 등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이들은 디큐브시티, 포도몰, 타임스퀘어 등 대형몰에서도 좋은 자리를 선점하며 운영 중에 있다.
해외 SPA 브랜드들에게 할당된 면적도 국내 브랜드와 견주어보면 상당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이 입점된 ‘유니클로’의 백화점 평균 면적은 150~200평 정도로 국내 브랜드 면적과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특히 롯데 부산광복점과 현대 킨텍스점은 각각 520평, 270평을 차지, 유난히 큰 면적을 할당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테크노마트 200평, 포도몰 285평, 타임스퀘어 300평 등 대형몰은 300평, 마트는 100~ 150평 수준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M’ 역시 605평 규모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과 천안점, 디큐브시티에 입점돼 있는 상태.
지난해 12월 오픈한 롯데몰 김포공항점에도 578평 규모로 들어서 있어 국내 브랜드 매장과 규모나 위치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한편, 유통사들이 해외 SPA 브랜드에게만 특혜를 준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국내 브랜드들도 SPA를 지향하는 곳은 일반 브랜드보다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수료율은 10~20%로 책정돼 있으며 백화점 MD 개편 시 국내 일반 브랜드보다 매장 입점 및 확장이 좀 더 고려되고 있는 편이다.
유통사들의 이런 흐름에 맞춰 국내 브랜드들은 SPA 브랜드로 방향 전환을 많이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 SPA 브랜드들을 벤치마킹한 브랜드들도 속속 생겨났다. ‘르샵’, ‘스파이시칼라’, ‘코데즈컴바인’ 등이 대표적. 그 외 제일모직도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로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지오다노’ 역시 올 4월 SPA 브랜드로 전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상역 ‘메이폴’도 최근 가격 인하 정책을 선언함과 동시에 글로벌 SPA 브랜드로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