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는 인문학 하지 말라?

CEO 조찬 포럼, 철학자 탁석산 박사

2013-02-17     정기창 기자

현대 동서양 철학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고대 사상가들인 소크라테스, 공자, 주자.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철학자 탁석산 박사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혁명을 꿈꾼 사람으로 일축된다.

지난 16일 ‘Tex+Fa CEO 조찬포럼’ 강연자로 나선 탁 박사는 “철학은 (자기 장식을 위한) 액세서리가 아니며 상식과 기존 질서에 도전을 던지는 위험하고 불온한 학문이다. 경영자들이 지나치게 인문학에 빠져들면 오히려 독이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인문학은 뭘까? 철학은?

그는 재미있는 일화를 들었다. 만인이 만인에 대한 고소가 가능해 이에 대한 재판 방어 방법을 가르치기 위한 ‘아카데미’가 성행하던 고대 그리스 시절, 한 학생이 교육의 대가로 수업료를 내지 않아 법정에 서게 됐다.

이 학생은 “재판에서 이기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았다. 재판에서 지면 교육이 잘못됐으므로 돈을 낼 필요가 없고, 이긴다면 판결에 따라 역시 돈을 낼 의무가 없다. 고로 돈을 내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자신을 변론했다.

아카데미측은 “우리가 재판에서 진다면 (제대로 교육을 시켰으므로) 수업료를 받아야 한다. 반면 재판에서 이긴다면 역시 판결에 따라 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탁 박사는 이 같은 상황이 바로 흔히 말하는 ‘딜레마’라며 철학과 인문학이 발생하게 된 기원과 원리를 설명했다.

강연 주제가 ‘CEO의 철학 마인드’인데 그렇다면 경영자는 인문학을 도외시 해도 될까? 탁 박사는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반드시 옳은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점검 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3월15일 열리는 조찬포럼에는 작년 섬유의 날 금탑 산업훈장을 받은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이 ‘한국 섬유 산업의 글로벌화’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