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로 섬유산업 피해 우려

농업에 준하는 보호 방안 마련 촉구

2013-03-02     정기창 기자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노희찬)는 최근 적극 논의되고 있는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국내 섬유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며 섬유분야를 농업에 준하는 민감분야로 분류해 적극적인 보호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특히 현재 52%에 이르는 수입 의존도가 심화되고 국내 생산 기반을 약화시킴으로써 한·미, 한·EU FTA 원산지 충족이 어려워지게 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섬산련 FTA 지원센터 염규배 이사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자본 및 신규설비 투자 확대와 중서부 내륙의 값싼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의 교역자유화는 국내 생산 기반을 훼손할 수 있는 위협요인”이라고 밝혔다.

국내 섬유업계는 최근 섬유 생산 및 수출실적 개선과 더불어 지난해 발효된 한·EU FTA를 계기로 관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중 FTA는 이런 성장 모멘텀을 훼손할 수 있는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유니클로’, ‘자라’, ‘H&M’ 등 글로벌 SPA 브랜드로 인해 국내 유통시장이 잠식당하고 있는 상태에서 섬유원료부터 의류봉제까지 완전 생산이 가능한 중국과 FTA가 체결되면 국내 패션유통업계에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간 무역 역조가 심화되는 가운데 작년 對中 수출은 2000년 대비 13% 증가한 30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입은 223% 증가한 65억 달러로 무역 적자 규모가 35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정부 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한·중 FTA로 양국간 섬유 분야 관세가 전면 철폐되면 수출은 2억 달러 미만으로 증가하는 반면, 수입은 약 6억 달러로 늘어나 무역 적자가 매년 4억 달러 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섬유업계는 섬유산업을 민감 분야로 설정해 상당수 품목을 양허 배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피해 예상분야 보호와 구제 방안 수립 등을 위해 전문가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