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섬유사업 간판 내린다

태평양물산과 합작 법인에 공장 매각

2013-03-02     정기창 기자

한국 섬유산업의 산 역사인 대우가 섬유 간판을 내린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연간 2000억 원 매출을 올리는 의류봉제사업 부문을 태평양물산에 매각함으로써 섬유봉제사업에서 사실상 완전히 철수하게 됐다.

대우와 태평양물산은 각자 지분을 출자해 봉제 자회사를 만들고 이 자회사는 대우 의류사업 부문이 소유하고 있는 베트남과 미얀마, 인도네시아 3개국 약 40개 라인의 생산 공장을 인수할 계획이다. 또 현재 의류팀에서 일하는 대우 직원들은 신설 법인에 파견 근무 형태로 일하며 1~2년이 지난후 대우로 복귀하거나 신설법인에 남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는 신설법인의 10~15%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지난 1월13일 이 같은 내용의 MOU를 체결하고 2월 둘째주에 이미 현지 실사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3월 중 정식 계약을 맺고 신설 법인은 4~5월경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는 1967년 봉제를 주력으로 한 대우실업으로 출발해 국내 굴지의 그룹사로 발돋움했던 한국 섬유산업의 산증인이다. 당시 대우는 트리코트 원단과 와이셔츠 수출로 그룹사의 터전을 마련했다. 대우는 특히 1982년 4억9000만 달러를 수출해 ‘섬유봉제품 수출 100대 기업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섬유산업에 굵직한 이정표를 마련했다.

1995년 당시 24개 계열사 중 무역 및 섬유, 화공 부문은 대우㈜에 소속돼 사업을 계속했으나 1999년 8월 대우사태로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지정돼 기업 개선작업을 진행했다. 또 2000년 12월 무역 부문과 건설 부문을 각각 분할해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을 설립했다. 2010년에는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