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본지 연중 시사 시리즈] 한국패션산업 글로벌 경쟁력 점검

2013-03-02     김임순 기자

미쏘, 여성 SPA 런칭 이후 확대일로
글로벌 브랜드인 자라·H&M도 따라할수 없는 ‘한국형’

이랜드(대표 박성수)는 내수시장의 SPA 브랜드 확장을 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스파오(SPAO), 미쏘, 미쏘 시크릿이 점진적인 확장을 꾀하며 지난 29일에는 미쏘 명동점을 개점 관련업계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미쏘(MIXXO)는 2010년 여성대상 SPA 브랜드로 런칭 됐다. 글로벌 패션시장의 트렌드인 SPA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패션리더인 김혜수와 서인영을 모델로 베이직과 트렌드를 믹스해 글로벌 감성을 제안했다.

2011년 600억원(매장수 20개)에 달했으나 2012년은 총 매장 40개에 1500억원을 목표로 책정했다. 미쏘시크릿(MIXXO SECRET)은 2012년 20개점에 200억원을 책정했다. 이랜드는 이외에도 각 BU별 메가브랜드 육성과 함께 SPA 브랜드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미쏘(MIXXO)
이랜드의 미쏘는 글로벌 SPA인 자라, H&M도 따라 할 수 없는 ‘한국형’을 모토로 했다.
한국형 여성SPA로 시작된 미쏘는 고객이 기대하는 그 이상의 가격과 스타일을 선보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브랜드의 각축장이 된 국내 패션시장에 이랜드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기 진출한 ‘자라’ ’포에버21’와 ‘H&M’ 등 글로벌 SPA가 주도하던 국내 여성복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가격과 속도, 트렌드, 규모를 내세운 SPA 브랜드가 여성복과 캐주얼 시장에 출현하고 있다. 여성복 SPA는 세계 유수 컬렉션의 패션 경향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제안한다는 차별성을 경쟁력으로 내놨다.

하지만 최근 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SPA 브랜드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그것은 생각만큼 싸지 않은 가격과 기대 이하의 퀄리티, 무엇보다 서구인의 체형에 맞춰진 사이즈와 패턴, 높은 절품율, 한국 문화에 맞지 않는 상품 구성 등이 꼽힌다.

반면 글로벌 SPA가 여성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변화시켰으며, 그 파급효과는 그들의 시장 점유율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쏘’는 달라진 소비환경과 구매패턴에 대응하는 한편, 기존 SPA가 드러낸 한계를 넘어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착한 가격 & 스타일
여성복 SPA 브랜드 ‘미쏘(MIXXO)’는 ‘칵테일을 만드는 솜씨라는 뜻의 영어 ‘Mixology’에서 착안한 네이밍이다. 풀 코디를 갖춘 라인업으로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계의 바텐더’가 되겠다는 의지로 전개된다.

또한 ‘착한 가격으로 고객을 미소 짓게 만든다’ 는 뜻도 담았다. ‘스파오’가 유니클로에 맞선 브랜드라면 ‘미쏘’는 ‘자라’와 ‘H&M’을 정조준 한다. 찾아 온 기회를 잡고 판을 바꾸기 위해선 우선 국내에서 이들 브랜드를 압도하는 실력 확보가 선결 과제다. 글로벌 SPA의 원천 경쟁력인 트렌드와 가격에서 ‘미쏘’는 ‘자라’’H&M’을 압도한다. 사이즈와 패턴 최적화와 결품 최소화,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상품 구성을 통해 플러스알파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쏘’는 기존 카테고리킬러나 다브랜드 형태의 라인 확장형 브랜드들과 달리, 각 라인의 조합을 통 해 풀코디네이션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여성복이 연간 1000개 스타일을 선보이는 반면 ‘미쏘’는 그에 약 10배인 1만개 디자인을 선보임으로써 국내 패션 트렌드를 주도 한다는 전략이다. 가격 경쟁력은 확연한 우위를 보인다. 미쏘의 평균 가격대는 자라의 60% 수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난 ‘H&M’에 비해서도 20% 이상 저렴하다.

보다 빠른 최신 트렌드

유행이 만들어지고, 빠르게 전파되는 명동은 ‘대한민국 패션 1번지’이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모두 집결해 있고, ‘한국에서 시작되는 글로벌 브랜드’를 기치로 내건 ‘미쏘’도 명동에 둥지를 틀었다.

미쏘 명동점은 600㎡(약200평)규모로 1층은 수트베이직, 프리미엄, 액세서리 라인 2층은 트렌디 캐주얼, 이너베이직, 슈즈, 가방라인으로 구성됐다. 상품 전반에 대한 스타일수를 강화하면서도 조닝별 매장 동선을 최대한 확보해, 쇼핑의 쾌적함을 높였다. 미쏘는 한국 여성의 체형에 맞는 디자인과 패턴, 가격을 주요 경쟁력으로 한다.

특히 명동점에서는 인근 직장 여성과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다. 전략상품으로 각 라인을 대표하는 ‘MUST HAVE’ 상품을 대폭 확대했다. 2010년 10월 오픈한 강남점의 경우 평당 매출에서 인접한‘자라’등 글로벌 SPA를 능가하는 실적을 올렸다.

이번 명동점 오픈은 신규 출점보다 SPA 본연의 역량 강화에 주력해 온 미쏘의 그 동안 전략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 관계자 역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국내 시장에서 SPA의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선점과 규모의 경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신규 출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쏘는 19호점인 명동점에 이어 3월 1일 오픈한 NC백화점 부산대점에 20호점을 포함, 연말까지 20개 매장을 추가로 출점해 연 매출 1500억 원 브랜드로 육성시킨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동남아시아 핵심 소싱처에 여성복만을 위한별도 생산 지사를 설립했으며 한중 통합 소재 컨트롤 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또 아이템별로 동남아시아 전역에 전용 공장을 구축했다. ‘자라’의 물류리드 타임이 48시간이고 ‘H&M’이 2주인 반면 ‘미쏘’는 24시간이다.

글로벌 패션기업
‘미쏘’는 이랜드의 두 번째 SPA 브랜드다. ‘스파오’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탄생시키며 더욱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이랜드가 SPA로 패션사업의 축을 옮긴 것은 저가로 유행을 따르려는 패션시장의 변화 때문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트렌드를 빨리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에게는 SPA가 적격이다.

패션사업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패스트패션을 앞세운 SPA 기업들은 한 브랜드에서만 연간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상황. 이랜드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비상(飛上)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에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자라’ ‘H&M’은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 2006년 7월, 이랜드그룹은 유니클로를 계기로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진출에 대비책을 논의했다. 의견은 분분했고 난상토론 끝에 박 회장이 내린 결론은 직접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곧바로 테스크포스팀이 결성됐다. 그룹 내 100여명의 최고 패션 전문가들이 1년간 스페인, 일본 등지를 다니며 글로벌 브랜드를 속속 파헤쳤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잉태한 브랜드가 ‘미쏘’다. 3년간 치밀한 준비를 거치면서 기존의 여성복 브랜드와는 뼛속부터 다르다. 미쏘는 2013년까지 국내서만 연 3천억 원의 매출로 ‘자라’ ‘H&M’과 더불어 트로이카 여성복 SPA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