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생존차원 新변화 시급
‘캐릭터·커리어·엘레강스’ 부진 심각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급감으로 소비 둔화가 지속되면서 여성복 시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2011년 여성복 시장 규모는 총 6조5000억 원 수준으로 전년대비 보합 수준으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도 소비 증가율이 실질 소득증가율에 미치지 못하면서 가계 지출 동향에서 의류비 지출 전망은 좋지 않다.
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 의류 판매 부진으로 백화점 신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이중 여성 정장군과 여성 캐주얼군은 각각-16.5%, -8.1%로 전 복종 중 역신장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기준 여성복 조닝별 매출 구성비는 수입 컨템포러리와 영 트렌디군이 각각 11.5%와 15%를 기록하며 소폭 신장했을 뿐 나머지 여성 캐릭터와 커리어, 디자이너군과 영 캐릭터·영캐주얼·영 밸류 모두 소폭 하락하거나 보합수준이었다. 전년대비 신장률은 영 트렌디와 영 캐릭터군, 수입 컨템포러리만이 두 자릿수 신장하고 나머지는 보합 또는 소폭 마이너스 신장 마감했다.
현재 다양한 경기 불안 지표로 여성복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매출 목표 역시 소극적으로 잡은 곳이 많아 자칫 여성복 시장 전반에 걸친 침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유통가 바이어들은 내셔널 브랜드들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 또한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강남의 한 유명 백화점은 내셔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율이 높은 수입 브랜드들로 아예 한 층을 대체하는 MD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 패션 담당 한 바이어는 “영 패션 부문에서 브랜드 성격을 뚜렷이 보여주는 영 캐릭터 군이나 가격 메리트를 갖고 있는 영 트렌디, 밸류군은 상황이 좀 낫다. 하지만 이렇다 할 특징이 없는 영 캐주얼군은 보합세라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커리어, 엘레강스 조닝은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담당 바이어도 “경기의 문제보다 네임텍을 떼어내면 거의 똑같은 옷들로 획일화된 상품에 식상한 고객들의 수요 자체가 줄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효율이 나지 않아 현상 유지면 다행이다 싶을 정도”라며 “상품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 브랜드를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기존 브랜드를 대체할 신규를 찾거나 베이직물에 대한 직매입을 확장 하는 등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심판대에 오른 업체들은 나름의 변명을 내놓는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시장을 리드하기 위한 ‘혁신적인 상품 제안’과 무시할 수 없는 충성도 높은 ‘기존 고객 취향에 맞춘 기획’이라는 갈림길에서 항상 고민하다보니 변화 자체가 어려운 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엘레강스 바이어는 “가장 대중적인 백화점으로서 내셔널 브랜드를 외면할 수 없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신규 창출이 거의 전무하고 다운 에이징을 통한 고객 이탈이 가장 심각한 만큼 조닝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야 하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