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위주 전시회 발돋움 계기 마련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 결산

2013-03-14     김영관

신규참여·수주액 전년 대비 대폭 증가
출품기업이 주도하는 행사로 탈바꿈 절실

국내 직물수출 증가세를 이끌어온 주력제품들을 망라한 제11회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가 9일, 사흘간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올해 PID는 지난해에 비해 국내 출품기업 10여 개 사가 줄었지만 주력 아이템을 보유한 신규 참여기업이 대폭(30개사)증가하면서 PID가 명실상부한 성과위주의 전시회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수출 주력아이템 구색과 차별화소재, 특수산업용 소재 출품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해외 바이어 역시 지난해 대비 10% 증가(1887명)한데 이어 동·남대문 상인 및 국내 대표 의류브랜드 바이어도 1만8596명이 참관(10% 증가), PID가 국내·외 시장을 타겟으로 한 소재전문 소싱 장으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PID사무국은 전시기간 중 총9185건의 상담건수와 1억7000만 불의 상담을 이끌어냈고 이중 7268만 불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대비 30% 증가한 실적으로 PID가 글로벌 섬유전문 소싱 전시회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내년 PID는 3월6일부터 8일까지 개최된다.

■강화된 위상- PID
전시문화, 아이템 구색, 바이어증가 등 전시회를 평가하는 주 요소에서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다. 백화점식 아이템 전시에서 정예화된 제품만을 골라 전시한 것은 역대 최고 수준의 전시문화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여전히 백화점식 제품 전시를 용감하게 밀어붙이는 기업들도 눈에 띄었지만 매년 현저히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내 주력 대표직물들이 눈에 띄게 증가 및 합류했다는 점도 PID의 위상을 높였다. 폴리에스터, 나일론, 교직, 복합교직, 기능성직물, 니트류 등은 고급화, 차별화를 강조하며 다투듯 출품 대열에 올랐다. 기능성 화섬직물 역시 국내를 대표하는 아이템들이 망라된 듯 구색을 맞추는데 일조했다.

■대표 아이템 군, 대표기업
교직물 기업군으로 백산무역, 중원무역, 신흥, 서진텍스타일, 뉴멘텍스타일, 비전랜드, 알앤디 텍스타일, 경영 텍스타일, 신풍섬유, 코로나텍스에 이어 폴리에스터 차별화 아이템 군은 성안, 덕우실업, 을화, 신화섬유 등이 출품했다. 이들 기업들의 지난해 수출 금액만도 총 4400억 원(4억 달러)에 달할 만큼 국내 직물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다.

수퍼섬유 아이템 군에는 삼광염직이 손꼽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라미드 염색과 초고분자량 폴리에칠렌(UHMWPE) 염색기술을 상용화하며 세계 최초의 그랜드 슬램(메타, 파라 아라미드, UHMWPE 염색)을 달성한 기업이다. 공동 연구개발에 참여한 한국염색기술연구소 부스에 출품했다. 아라미드의 경우 메타, 파라계 모두 염색이 가능한데다 형광까지 상용화 기술을 확보했다.

WPE 역시 염색 칼라를 이미 8색(노랑, 블랙, 청색, 오렌지, 회색 등)까지 완료했으며 염색 후 물성 변화율도 10% 범위에 그쳐 상품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직물과 사염을 병행할 수 있는 설비구축도 마친 상태다.

동아 산업사 역시 경북대와 한국염색기술연구소와 공동으로 UHMWPE직물 염색제품을 출시했다. 경북대가 개발한 염료로 시험 생산된 제품으로 향후 양산기술 및 설비구축, 개발염료의 상품화가 주목거리다. 사염은 아직 진입전이다.

우양신소재는 원착 수퍼섬유를 수입해 각종 수퍼 직물을 생산하는 기업. 특수벨트, 보호커버, 보호복 소재로 상품화 중이다. 2011년 30억 원 매출이던 기업이 지난해는 43억 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전시기간 중 많은 관심과 상담을 펼쳤다.

딘텍스 코리아는 인체복사열 소재를 수입, 기능성 직물로 공급하고 있는 기업. 최근 3년 간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특히 원사표면을 응용한 땀이난 몸에도 달라붙지 않는 직물을 개발, 스포츠 및 아웃웨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전시기간 동안 활발한 상담이 이루어졌다. 대형 화섬 3개사는 바이오매스, 리싸이클 소재, 기능성소재, 수퍼소재를 망라한 제품을 출품했다. 코오롱FM은 바이오매스 소재와 리싸이클 소재를, 휴비스도 바이오매스 소재를 내는데 이어 효성은 리싸이클 소재를 출품했다.
비전랜드는 중국(의정화섬)에서 수입한 고강력 폴리에틸렌 섬유를 활용한 다양한 수퍼섬유 제품을 전시했다.

■개선해야 할 과제
그동안 PID사무국이 11년간 해외바이어 초청을 도맡아왔다. 그러다 보니 출품기업들이 맞춤형 상담을 실속있게 진행하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었다. 11회째를 맞는 PID가 시급히 개선해야할 과제다. 이제 단골 및 주요 아이템 보유 출품기업이 나서야할 타이밍이다.

출품 기업들이 바이어 초청을 주도하고 PID사무국이 이를 지원하는 제도개선이 시급한 이유다. 불특정 다수의 바이어를 초청하는 PID사무국과 맞춤형 바이어를 초청하는 출품사와는 바이어의 품질과 상담 성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PID사무국 이정우 부장은 “이제는 출품기업들이 적극 나서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할 때가 왔다”며 “사무국이 적극지원만 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출품기업들이 매년 증가추세에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아이템 경쟁력과 차별화 측면에서 오히려 전시장 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흐름을 보였다. 국산직물과 대등한 품질 또는 그이상의 제품을 출품할 수 있는 기반과 유치 전략이 아쉬운 전시회였다.

또 확장된 1층 전시장의 평면 전시로 한층 세련되고 아이템을 비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성공한 듯 했다. 그러나 성냥갑 같은 일률적인 조립부스에다 전시장 동선이 좁은 미로를 연상케 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분위기였다.

동선 공간을 확보하고 직선과 곡선 및 개방형 공간을 접목하는 부스배치가 아쉬웠다. 동선 중간쯤에 몇 개의 쉼터 공간(교류공간)을 마련, 바이어와 참관객이 상호의견을 나누고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는 배려가 필요할 듯 보였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수퍼섬유도 관심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산발적으로 전시 부스를 마련, 관람객과 바이어들로부터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집중력을 흐리게 하는 단점이 발견됐다. 수퍼섬유만의 공간을 마련, 원스톱으로 비교하고 상담할 수 있는 집약형 부스도 검토할 만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