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들 시장內 블루오션을 잡아라

패션산업 글로벌 진출 세미나

2013-03-30     정기창 기자

BRICs 지역은 전자 및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오래전부터 진출해 튼튼한 시장 기반을 다져온 전략 지역이다. 그러나 국내 패션업체들의 현지 진출은 아직도 상대적으로 미약한 미개척 지역으로 남아 있는 상태.

홍익대학교 글로벌네트워크센터(소장 금기숙 홍익대 교수)는 이런 우리 업체들 현실을 반영해 지난달 23일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한국 패션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글로벌센터는 젊은 국내 섬유패션인들에게 글로벌 패션시장 현황을 소개하고 이 지역 진출을 위한 효과적 방법을 제안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콜린스 이원규 대표와 러시아 진출 관련 컨설턴트인 김선국 변호사는 각각 브라질과 러시아 시장 현황 및 진출 방안에 대해 설명했고 BTN컨설팅 김응기 대표는 인도, 보끄레머천다이징 이만중 회장은 중국 시장에 대해 강연했다.

■ 브라질 | 콜린스 이원규 대표
‘빨리 빨리’ 외치는 韓기업에 매력적인 패스트 패션
의류시장 740억 달러, 연평균 15% 성장

호기심 많은 학생이었다면 어렸을 때 땅을 파고 들어가면 우리나라 제일 반대편 어떤 나라에 닿을까 궁금해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브라질’이 정답이라고 가르쳤다. 콜린스(Collins) 이원규 대표는 “브라질은 한국에서 가장 먼 나라”라는 말로 패션시장으로서의 매력을 부각시켰다. 우리나라와 계절이 다르므로 이전 계절에 이미 검증된 패션제품을 생산·판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브라질 의류 시장은 잡화 및 액세서리를 포함해 연간 740억 달러에 이르며 연평균 15%의 고성장을 하고 있다. 의류산업 고용인구만 170만 명에 이르고 세계 2위 데님 생산국이자 3위 니트 생산국이다. 특히 면 생산이 자급자족한 몇 안되는 나라다.

콜린스는 이 곳에서 지난해 기준 114개 매장을 가진 메이저 업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5년에는 300개까지 점포를 늘린다는 계획. 현지에서 소비자들은 콜린스를 ‘병원 같다’고 표현한다. 이 대표 말에 따르면 이는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는데 콜린스 매장에 오면 단돈 30불로 사고싶은 옷을 마음껏 사입어 기분이 좋아진다는 의미”다.

이처럼 브라질 의류 시장도 패스트 패션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스페인의 자라는 브라질에 34개 점포를 개설했고 콜린스 역시 패스트 패션이 주목받기 시작한 2000년대들어 급격히 성장했다. 그는 “같은 스타일의 옷을 다량 만들어 빨리 팔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타일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고객이 헷갈린다. 우리도 스타일을 800가지에서 600가지로 줄이는 대신 제품 공급 기간을 이전 60일텀에서 30일로 줄였다. 또 매일 3~4개 새로운 모델을 매장에 투입해 신선함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K-팝으로 대변되는 한류 열풍은 우리 기업들 현지 진출 전망을 밝게 한다. 이 대표는 “미스 브라질이 TV에 나와 원더걸스의 ‘텔미’ 춤을 출 정도”라며 “‘빨리 빨리’를 외치는 한국사람들에게 브라질 패스트 패션 시장은 아주 잘 맞는다”고 전했다.

그에게 경쟁상대는 ‘자라’나 네덜란드 ‘C&A’, 영국 ‘탑샵(TOP SHOP)’ 같은 의류 브랜드가 아니다. “가격만으로는 경쟁이 어려워요. 상품에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은 혼을 담아야 살아 남을 수 있죠. 우리 경쟁상대는 핸드폰이나 전자제품, 여행상품 같은 여타 산업 제품입니다. 소비자들이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는데 같은 의류로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브라질 의류산업 현황 및 전망
▶ 총 시장 규모 740억 달러(의류, 잡화, 액세서리)
▶ 명품 시장 46억 달러(전 세계 1%)
▶ 국내 생산 220억 달러(GDP의 4%)
▶ 의류시장 매년 15% 이상 성장
▶ 세계 2위 데님 생산국
▶ 세계 3위 니트 생산국

■ 러시아 | 김선국 변호사
고비용 유통구조 이해하고 장기적 관점 접근
의류 판매량 매년 32.5% 고성장 질주

러시아는 생명공학이나 신소재, 우주항공, IT 산업 등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패션 의류나 섬유는? 김선국 現 컨설팅 그룹 ‘NPT’ 대표 변호사에 따르면 러시아 사람들은 옷이나 생필품 같은 제품은 외국에서 사들여 오면 되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이는 러시아가 세계 9번째 의류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자국 의류 제품의 80%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 의류 시장은 유럽 시장 대비 성장 속도가 2배나 빠르고 현지에 진출한 의류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면에서 우리 업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러시아 섬유패션 시장은 2012년 721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고 2006년부터 의류 판매량이 연평균 32.5% 성장하고 있다.

반면 인구 10만 명당 의류 매장 규모는 미국의 10%, 비슷한 시장 규모를 형성하는 브라질의 50%에 불과해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김 변호사는 러시아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시장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물가가 비싸 임대료가 높다. 또 단기간에 투자비용을 회수하려는 경향이 있어 도소매 마진이 많이 붙는 등 고비용 유통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의류의 경우 통상 10~15%에 이르는 수입 관세를 감안해 현지 유통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는 우리 업체들에 호재가 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러시아 유학당시(국립 모스크바 대학 법학박사 학위를 받음) 저녁 8시만 되면 TV에서 한국 발전상을 보여주며 롤 모델로 부각시키더라. 그 세대들이 성인이 돼 한국 기업이나 상품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북방정책을 시행할 때 삼성, LG, 대우 제품이 러시아 전역에 깔리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아졌다. 현대기아차는 현금을 내도 수개월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만큼 최고 수준으로 대우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도 좋아지고 있다. 빠른 경제 성장에 유럽지역 중 비교적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있어 전 세계 500대 기업의 2/3가 러시아에 진출해 있다.

러시아 의류산업 현황 및 전망
▶ 총 시장 규모 721억 달러(2012년 예상치)
▶ 전세계 9번째 의류 시장
▶ 수입 의류 비중 전체 시장의 78%
▶ 수입 원가의 3~4배 판매가
▶ 의류시장 06년부터 연평균 32.5% 성장
▶ 인구 10만명당 매장 규모 미국 10%, 브라질 50%

■ 인도 | 비티앤 김응기 대표
거대한 소비 인구 등장 ‘주목’
인구 100만명 이상의 2대도시 공략 주효

사람들이 인도 문화에는 매력을 느끼면서 시장 가치에는 주목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이는 12억3000만 명(2011년 기준)의 인구 대국이지만 1인당 GNP는 약 1500달러(2011년 기준) 수준의 저소비 국가로 인식하는 일반화의 오류에서 비롯된다. 비티앤 김응기 대표는 이에 대해 컨설팅분야 세계적 기업인 보스턴컨설팅 자료를 인용, 반박했다.

“2000년 이전까지 월 5000루피를 버는 택시드라이버가 있었다. 그의 자녀들이 성장해 IBM과 시티뱅크의 콜센터에 취직해 월 9만5000루피의 월급을 받음으로 2005년에는 가구 소득이 10만 루피로 이전에 비해 2000% 증가했다.”

김 대표는 “이는 바로 거대한 소비인구의 등장”이라며 “소비인구 팽창과 더불어 소비영역 또한 입체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길거리에서 구두를 닦는 슈샤인 보이가 전문 프랜차이즈화 되고 매장에 유기농 코튼 제품이 깔리는 변화가 인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강원도 인제쯤 되는 지방 소도시 거리에는 손에 스마트폰을 든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있다.

따라서 소득은 적지만 구매력 평가 지수는 세계 3위를 차지한다는 인도의 진면목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김 대표는 인도 패션의류 시장 진입을 위한 3가지 전략 방안을 제시했다. 첫번째는 ‘컨소시엄(Consortium)’ 전략이다. 인도 시장 진출은 초기에 시스템 구축 비용이 막대하므로 동종기업간 또는 인도 패션기업과 결합하는 것이 유리하다.

두번째는 인구 100만명 이상의 2대 거점 도시를 공략하는 ‘세컨드 티어(through 2nd Tier)’ 전략이다. 인도 대도시는 이미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따라서 인도 전역에 60곳이나 되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2대 도시를 공략해야 한다.

마지막은 ‘로컬 리소스(through Local resource)’ 전략이다. 완제품 보다는 각종 원자재 생산으로 기반을 잡는다면 이를 기반으로 맨파워와 디자인을 접목해 인도 시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도 의류산업 현황 및 전망
▶ 의류 시장 연간 60조 원 이상(2011년)
▶ 전체 소비 시장의 10% 비중
▶ 인구 100만명 이상 2선 도시 공략
▶ 급격한 소비인구 팽창
▶ 리테일 마켓의 현대화로 소비 급증
▶ 자유로와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