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력 빼가기’ 중소업체 ‘휘청’

인건비 40% 올려 놔, 채산성 확보 빨간불

2013-04-06     김영관

“이게 말이되는 소립니까? 이러다간 연사공장 모두 문을 닫을수 밖에 없어요.” 화섬연사 경기가 좋은 틈을 타 턱없이 고임금을 제시하며 연사인력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본지에 제보해온 A사 C사장의 하소연이다. 급히 달려가 문제의 광고가 실린 소식지를 확보했다.

‘연사부(도급) 256추 대당 3만5000원, 근무지-영천에서 40분거리’ 대구경북 지역은 분명한데 지역 평균임금(2만5000원) 보다 40% 높았다. 288추 연사기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무려 4만 원이 나온다.

‘동종 중소기업이 어떻게 이런 높은 임금을 제시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C사장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주지역에 연사기와 직기를 대량으로 도입한 모 대기업의 소행이 아니라면 이런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들어 영천, 금호 경산 지역의 인력들이 광고를 낸 임금 많이 주는 공장으로 이직하는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을 잡기위해 1대당 5000원 선까지 임금을 올려 줘야할 형편이어서 중소 연사업체들의 채산성이 크게 걱정된다”고 했다.

20년 이상을 섬유업에 종사 해오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란게 C사장의 하소연이다. 이대로라면 경산에서 영천, 경주에 이르는 200여 개 중소 연사공장은 288추 기준, 4만 원을 주는 기업에게 당해낼 도리가 없다는 것.

이에 따라 긴급 동업종 모임과 단체 등 창구를 통해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대구경북섬유직물조합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당사자든 조합이든 광고주 연락처가 휴대폰 번호만 표기돼 있어 광고주 정체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다.

C사장은 “단체, 동종업계 모임을 통해 반드시 광고주 기업의 실체를 밝혀내 중소기업을 힘들게하는 몰상식한 기업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