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명품 기업 인수 ‘지금이 적기!’
글로벌 명성 불구 재정난 심화
작년 한해 이탈리아 기업 M&A 상위 10건 중 3건은 섬유·의류 기업이었다. 프랑스 루이비통 그룹이 34억 달러를 들여 불가리(Bulgari) 지분 51%를 인수한 건이 제일 컸다. 중저가 캐주얼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코인(Coin)그룹과 아웃도어 럭셔리 브랜드 업체인 몽클레르(Moncler)는 각각 영국 BC파트너스와 프랑스 유라제오(Eurazeo)에 인수됐다.
이 같은 일련의 인수합병이 우리 업체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뭘까? 코트라는 현지 언론 및 자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명품을 못 만든다면 명품 기업을 사면 된다”고 충고한다. 이탈리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로화는 미 달러와 대비 9%, 위안화 대비 15%, 엔화대비 19% 가치가 하락해 지금이 이탈리아 업체를 매수할 절호의 기회로 분석했다.
특히 이탈리아에는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으로 불안한 패션업체가 많아 가족이 기업을 이어받기 여의치 않으면 회사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 M&A 자문 업체들은 인수 유망 업종으로 패션을 첫손에 꼽아 외국 업체들의 관심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는 “이탈리아의 글로벌 브랜드를 소유한 알짜배기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투자자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전략적 무형자산을 보유한 이탈리아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중국 기업의 뒷문 확장식 발전전략(Backdoor Expansion)에 대해 우리 기업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관료주의와 높은 세율, 경직된 노동 시장은 경계 1순위로 꼽힌다. 이탈리아 전국 경제인 연합회 엠마 마르세가글리아 대표는 이와 더불어 계약관련 분쟁시 비효율적인 사법 절차 등도 투자 유치의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P&G 이탈리아 대표 새미 카에일 역시 관료주의와 비효율적 법집행 절차 외에 공공기관의 대금 지불 체납 관행을 거론했다.
현지 언론들은 외국인 투자 유치 환경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이에 따라 몬티 정부 출범 이래 경제개혁 정책을 통해 해외 투자자에 대한 우호적인 투자 환경 조성 기대감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