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권 기상도] 겨우내 움츠린 매출 ‘솔솔’ 올라와

2013-04-13     패션부

대형 브랜드·유통 진출 희비교차
[서울]
홍대나 가로수길을 비롯한 삼청동, 한남동 등 감성 상권에 패션 브랜드 진입이 꾸준하다. 지난 11일 신촌에 이랜드 슈즈 멀티샵 ‘폴더’가 성황리 오픈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에는 비경통상이 제화 셀렉트샵 ‘솔트앤초콜렛’ 매장을 오픈했고, 5월에는 삼청동 네스카페 자리에 ‘케즈’, ‘스페리’, ‘잔스포츠’ 등 캐주얼 잡화를 전개하는 네오미오가 멀티샵을 열 예정이다.

대중적 패션브랜드나 프랜차이즈 매장들은 특정 상권에 진입하면서 “홍대, 삼청동, 가로수길에 진출했다”는 식의 브랜드 가치제고를 표방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 혹은 계열사의 유통 확장이나 매장 오픈이 이어지자 자영업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중소상공인들이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 제기에 나서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마포구 서교동의 GS 메세나폴리스, 성북구 하월곡동의 동일하이빌뉴시티는 대형마트 입주가 지연되면서 상가 분양 및 임대는 물론 주민 입주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유통 및 주상복합 진입에 대해 패션 브랜드 매장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서교동의 잡화 브랜드 대리점주는 “겹치는 업종에는 타격이 있겠지만 특수성이 있는 매장은 괜찮다”며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사이에 유동인구가 늘면서 매장과 브랜드 노출이 많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홍대나 신촌의 경우 오히려 파주 첼시나 롯데 등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쉬운 대형 아울렛과 경쟁구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百 ‘오픈’…가두점 몸살
[경기]
4월 첫 주까지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며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경기 상권은 봄신상품 매출이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또 제품 판매율이 예년보다 유난히 부진한 탓에 재고 소진을 위해 백화점, 가두점 모두 할인전에 돌입했으나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최대 규모로 롯데백화점 평촌점이 들어선 경기 남부 지역에는 근교 상권들이 바짝 긴장한 상태다. 그동안 백화점 쇼핑에서 다소 소외된 경기 안양, 군포, 의왕시 쇼핑객들은 물론 수원 북부지역 주민까지 유입될 것으로 보여 점주들의 시름이 깊다. 또 명품 위주로 입점된 타 지역 백화점들과 달리 캐주얼, 아웃도어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해 가족단위 쇼핑객들을 집중 공략했다.

안양시 호계동 상권 관계자는 “롯데 평촌점 인근에는 약 650여 개의 로드샵들이 있다.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아 이들을 타겟으로 한 브랜드 매장이 많았는데 평촌점으로 많이 입점돼 고객이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 개장을 앞두고 있는 경기 북부 최대 규모인 신세계 의정부점을 두고 근교에 있는 상권들 역시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의정부 상권 관계자는 “매출은 안오르는데 백화점까지 들어서게 돼 한숨만 쉬고 있다”고 토로했다.

AK 원주점 오픈 강행
[강원]
S/S 제품 판매로 매출 상승을 노리던 강원 지역 의류 매장들은 여전히 추운 날씨 때문에 한숨이 깊어졌다. 예년이면 기온이 따뜻해져 봄옷 구매율이 높아져야 할 때지만 강원 지역은 이달 첫 주에도 눈이 내리면서 소비자들의 소매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아이템별로는 바람막이 점퍼, 후드 티셔츠, 가디건 등의 판매율이 그나마 좋은 편이다. 캐주얼 매장 점주는 “입점 고객은 늘어났지만 구매로 잘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매출이 자꾸 줄어 매장을 정리하고 다른 업종으로 전향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주 상권은 핫 이슈 메이커인 AK플라자가 지난 6일 오픈하면서 지역 상인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달 중소기업청이 사업 일시정지 권고를 내리고 지역 상인들과 자율조정을 실시하는 상황에서 개점을 강행해 더 빈축을 샀다.

원주를 포함한 강원 영서 지역 상인들은 “의류·생활용품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기존 상인 중 절반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지역상가 줄도산이 우려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AK플라자는 “개점을 대비해 채용한 직원들의 임금과 브랜드 계약금 등 2차적 피해가 계속 생기다 보니 오픈을 더 늦출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아웃도어·유통 진입 잇따라
[충청]
대전 최고 번화가 은행로를 시작으로 상권 여러 곳에 새 매장 오픈이 이어지고 있다. ‘빈폴아웃도어’가 3월31일 대전지역 최고 번화가인 은행로에 가두점 매장을 오픈했다. 대전 은행점은 ‘빈폴 아웃도어’ 9호점으로 총 60여평의 2층 규모며 인근에 ‘노스페이스’ 매장이 위치해 있다. 앞으로도 ‘네파’, ‘블랙야크’ 등 여타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도 연이어 오픈될 예정으로, 대전 은행로 일대에 신흥 아웃도어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3월 말 대전 구암역 인근에 ‘ABC마트’가 대전유성점을 그랜드 오픈했다. 충북도 청주 성안길 등 주요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제천에 캐주얼 ‘펠틱스’ 제천점이 오픈했고, 다비치안경이 3월30일 청주성안점을 오픈했으며 이달에도 청주 사창사거리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8월 충북 청주에 오픈할 현대충청점, 롯데아울렛, 두산위브지웰시티 단지와 접한 2개 상가의 구체적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인근 캐주얼 브랜드 대리점주는 “청주를 비롯해 청원, 오창, 오송, 세종시, 연기군 등 100만 여 명의 인구를 포괄하는 초대형 점포라고 한다”며 “청주 영플라자와도 중복되는 브랜드들은 난항을 겪고 있는데, 현대의 영패션 유플렉스에도 같은 브랜드들이 입점되면 주차시설을 완비한 복합쇼핑몰로 고객들이 몰려 가두상권은 더욱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봄 맞아 긍정무드 연출
[경상]
봄을 맞아 상권이 다소 활기를 띄며 살아나고 있다. 반면 거리를 오고 가는 사람은 점차 늘고 있으나 구매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아 큰 기대는 없다는 반응이다. 경남 진주상권은 겨울에 비해 소폭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 ‘와일드로즈’, ‘노스페이스’ 등이 TV 광고에 탄력을 받아 판매가 좋은 편으로 조사됐다.

최근 ‘빈폴아웃도어’가 새롭게 문을 열고 고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대로변에 기존 ‘헤드’ 매장이 철수하고 ‘헤리토리’가 오픈했으며 중앙시장 안쪽으로 ‘플레이보이골프’가 오픈 한 달째를 맞아 성업중이다. ‘까뜨리네뜨’ 매장은 화사한 봄을 맞아 원피스나 블라우스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입점하고 있다.

마산 상권은 긴 겨울을 보내고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신규 오픈이나 빠지는 매장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4월 오픈하기로 예정된 공영주차장이 선거 등으로 인해 완공이 연기되고 있다. ‘블랙야크’, ‘살레와’ 등 매장도 큰 변동 없이 현상 유지를 하고 있다.

‘터누아’ 마산점을 운영중인 김세년 사장은 “전년대비 경기가 많이 위축됐으나 ‘터누아’ 매장은 기존 산악회원 중심으로 운영해 큰 어려움은 없다. 화사하고 가벼운 봄 자켓, 바지류 판매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재편 활발 과열 분위기 조성
[전라]
4월 들어 봄 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신상품 판매에 탄력이 붙었다. 주말에도 그동안 미루었던 봄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가두 상권이 활기를 띄었다. 아침, 저녁 아직 쌀쌀한 날씨에 대비한 간절기 아우터와 함께 매치할 수 있는 이너류의 동반 구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스포츠와 캐주얼 위주 브랜드의 매출 신장세가 높았다.

익산에서 10여 개의 대리점을 운영 중인 권용택 사장은 “시즌을 바꾸려는 소비자들의 구매 수요가 늘면서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4월 들어서면서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주말에는 입점 고객 수도 2배가량 늘어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익산 영등동 상권에는 최근 슈즈 멀티샵 ‘ABC마트’와 스포츠 브랜드 ‘디아도라’가 신규 입점했으며 기존 ‘케네스레이디’가 퇴점하고 ‘아나카프리’가 새롭게 영업을 시작했다.

가두상권은 최근 아웃도어 업종이 부각되면서 상권 재편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다. 대기업 위주 굴지 브랜드의 메가샵이나 멀티샵, 매출 규모가 큰 아웃도어 브랜드 중심으로 자리다툼이 치열해지면서 권리금이나 월세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한 점주는 “최근 6개월간 상권 내 점포 자릿세가 50% 이상 올라 매우 과열된 분위기다”며 “자가 건물을 갖고 있는 점주가 아니면 자리보전이 힘들 정도여서 퇴점 또는 이동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