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연구기관, ‘실사구시형’ 거듭나

선진형 섬유개발 주도 섬유강국 앞당겨

2013-05-09     김영관

대구경북 섬유관련 연구기관들의 연구 결과가 속속 상품화로 이어지는 등 업계지원 연구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이는 그동안 관련 연구기관들이 업계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나 연구개발이 다소 미흡했다는 점에 비춰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원장 이춘식)은 상품화를 앞당긴 공로로 두 개 연구팀장 및 일원에게 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업계 밀착형 연구원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높은 평가를 받아낸 연구개발 성과는 자동차 시트용 원착 에어텍스쳐드 얀(ATY) 개발과 연약 지반 보강용 진공 배수재(부직포) 개발이 꼽힌다. 각각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연구기관이 공동 개발한 정부지원 R&D 프로젝트를 통한 성과다.

시트용은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가공 설비를 풀가동하며 GM의 쉐보레 자동차에 전량 납품하고 있다. 또 토목용 섬유는 부산 신항만, 여수 산업단지, 새만금 공사에 이어 현재 국내 공사 현장에서 수입대체 품목으로 인기를 받으며 공급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 같은 성과를 보이자 섬개연은 개발을 주도한 연구원에게 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업계를 위한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염색기술연구소(소장 전성기)는 향후 급속한 물량 확대가 기대되는 수퍼섬유 염색 및 가공 기술과 공법 개발에 3~4개 기업과 공동으로 주력해와 상용화를 시작했다.

이미 소량으로 오더가 진행 중인 소재는 자동차용 아라미드 섬유. 이 부문 국내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삼광염직 계열 삼양(대표 안병준)이다. 이밖에 초고분자량 폴리에칠렌도 상용화 기술을 확보했다.

개발된 염색기술은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보다 앞선 것으로 밝혀져 상용화는 시간문제로 남아 있다. 염색기술연구소는 내친김에 수퍼섬유 소재 물성 부문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영국의 그란타(GRANTA)사와 지난 1일 수퍼소재 정보 구축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원장 우정구)도 뒤질수 없다는 듯 잇따라 히트 상품을 내놨다. 지난해 자체 개발에 성공한 워킹웨어는 대기업의 전국 판매망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또 올초 정부 지원으로 개발한 에너지 절감형 의류(쿨 셔츠)는 호평을 받으며 상품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달 9일부터 10일까지 대구시청 로비에서 전시 및 홍보를 겸한 특별 판매전을 열 계획이다.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직물 평균 단가 5달러 시대가 섬유 연구기관과 업계의 밀착관계를 통해 앞당겨 지고 있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