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 잘리고…봉제 공장 재해 급증
3월말 전년 대비 75% 증가, 정부 관계 당국 관심·예방 절실
영세 봉제 업체들이 밀집한 한강 이북의 서울 북부 지역 봉제 공장 재해 사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관계 당국의 각별한 주의와 예방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작년 한 해 총 51건의 재해가 발생했으며 올들어서는 3월 말 현재 작년(12건)을 훨씬 뛰어넘는 21건의 재해가 발생, 재해예방활동 역량 강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인 미만 또는 50인 미만이 근무하는 서울시내 영세 봉제업체들은 주로 계단에서 넘어지고(전도) 재단기, 스냅기 등 소형 기계에 손가락이 잘리거나(절단) 말려들어가는(협착)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다치고(무리한 동작) 떨어지는 물건에 상해를 입는(낙하)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 사장 부부와 1~2명의 근로자가 함께 근로하는 봉제 공장에서는 작업물량을 늘려 소득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쉬지 않고 지속적인 무리한 작업을 함으로써 뇌심혈관질환 등 건강 장해 위험에도 노출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북부 지역에는 산재보험 가입 사업장(사업자 등록) 업체를 기준으로 총 2846개 업체, 1만741명이 봉제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자 등록 업체가 전체의 약 15~20%에 지나지 않아 재해로 인한 피해 규모는 이보다 5~6배는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 이상기 안전보건 팀장은 “봉제 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주 등 종사자의 경우 대부분 안전 보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근골격계질환 등 건강 장해 위험이 높은 직군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안전 보건에 대한 교육·홍보 등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전공단은 영세 봉제 공장이 밀집한 지역 특성을 감안, 열악한 작업환경 개선을 통한 봉제업 종사자 안전과 건강을 유지·증진시키기 위해 클린 자금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재단작업 시 발생하기 쉬운 근골격계질환과 절단재해 예방을 위해 연단기 및 철망 장갑을 지원하고 적재대, 부품보관함, 조명시설 등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
이 팀장은 “관내 봉제업 종사자들이 공단과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어 원활히 소통하고 정보를 교류해야 한다. 내 사업장은 노·사가 스스로 자율적인 안전 보건 관리를 실시해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가꾸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