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전보건공단 서울북부지도원 이상기 팀장 - “봉제 공장 지원, 별도 예산의 35%로 높은 비중”

재해 예방위해 매년 30개 안팎 업체 혜택

2013-05-15     정기창 기자

창신동에 있는 봉제 업체인 우진어패럴 장종문 사장은 지난 2010년 8월 공장에 1950만 원 하는 자동 연단기를 들였다. 이전에는 반자동이어서 작업하는데 힘이 들고 능률도 오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수천만 원씩 하는 자동연단기는 값이 비싸 설치할 엄두를 못냈다.

계기는 안전보건공단에서 지원하는 ‘클린사업장조성지원사업’ 덕분이었다. 당시 공단이 연단기 값의 절반인 약 1000만 원을 지원해 줬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자동연단기를 들임으로써 힘든 일이 없어졌고 작업 능률도 1.5배 정도 늘었다”며 “이제 연단기는 소규모 봉제 공장에서도 필수 설비가 됐다”고 말했다.

안전보건공단 서울북부지도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봉제공장에 기계 설비 및 작업환경 개선 자금을 지원하는 예산을 따로 편성했다. 09년 당시 북부지도원 이상기 팀장이 봉제공장 재해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건의한 것이 계기였다.

- 안전보건공단이 봉제 공장 지원을 하게 된 계기는
▶서울 북부 지역은 인쇄와 봉제 업종이 밀집된 곳이다. 관내 특성을 감안, 09년 당시 클린사업 지원 품목으로 연단기를 넣어 줄 것을 강력하게 건의했다. 관계 부처와 서울청 관심 덕분에 서울북부지도원이 별도사업으로 관련 예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후 매년 30개 안팎의 봉제 업체가 혜택을 받고 있다.

- 클린사업장 선정 절차와 규모는 어떻게 되나
▶기술지원 대상업체로 선정된 곳 중 사업장 시설 자금 신청이 들어오면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 후 지원한다. 올해는 5월초까지 60% 재원이 소진됐고 이달말까지 90%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클린사업 지원은 627억 원 규모였다. 사업주가 스스로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도록 유도하기 위해 정부 지원폭은 줄여나가는 추세지만 봉제 관련 지원 예산은 줄지 않았다. (작업환경 개선 사업은 최대 1000억 원까지 예산 편성이 된 적도 있으나 지금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봉제 부문 지원은 올해 별도 예산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상당히 크다.

- 그러면 올해 클린사업 지원을 원하는 업체들에게 기회는 없나
▶통상적으로 예산 대비 초과해서 업체들을 선정한다. 올해도 약 10~20% 정도 여유있게 선정할 예정이며 만약 올해 예산 소진으로 지원이 안되면 내년 지원때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으므로 미리 신청하는 것이 좋겠다.

- 사업 시행 목적은
▶재해 예방이라는 본연의 목표도 있지만 무허가 업체들을 법 테두리 안에 들어오게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클린사업 대상자는 산재보험 가입 대상인 사업자 등록증이 필수다. 전체의 70% 이상이 사업자 등록증이 없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자금지원에 대해 불신하는 풍조도 있었으나 이제는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

- 업체들이 얼마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10인 미만, 1~9인 사업장은 필요 자금의 70%를 지원하고 10~49인 사업장은 50%를 지원한다. 당초에는 일률적으로 필요 자금의 50%만 지원했으나 봉제 공장의 경우 규모가 작을수록 자금 사정이 열악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세분화시켜 지원하고 있다. 1개 사업장 당 지원 금액도 2000만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서울시가 공단에서 지원하는 자금 외에 사업주가 부담하는 금액의 절반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즉, 10인 미만 사업장이 대부분인 봉제 업체는 전체 소요 자금의 15%만 부담하면 된다.)

- 봉제공장에서는 주로 어떤 재해가 발생하나
▶재단기, 스냅기 등 소형기계설비에서 협착 재해와 계단 등 건축물 등에서 전도재해가 주로 발생하고 있다. 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연령층은 35~50세 미만으로 전체 근로자의 54.9%를 차지한다. 특히 올 3월 말 현재 재해자가 증가하고 있고 발생 원인 분석 결과 전년 동기 대비 9명이 증가해 재해예방 활동 역량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