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터치] 권도형 퀵실버록시 코리아 지사장 - “명확한 DNA를 갖고 있는가?”

2013-06-06     편집부

한국 마켓은 현재 과도기를 겪고 있다. 자칫 위험에 처할 수도 있지만 글로벌화 되어가는 시점에 놓여있으며 변화를 수용하는 유연한 자세만큼 발전도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패션선진국 시장을 보면 소비가 1차유통에서 아울렛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유럽의 경우 ‘샤넬’, ‘루이뷔통’등 소위 명품으로 불리우는 브랜드들의 정상매출은 거의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관광객들이 올리고 있다. 현지인들은 아울렛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알뜰 소비형태를 굳히고 있으며 더구나 특정 브랜드의 충성도 보다는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합리적 구입을 하고 있다. 한국시장의 변화는 날로 빠르게 진행돼 고객들의 소비의식은 높아지고 있으나 사실은 유통이 이를 따라잡지도, 충족시켜주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시장은 불투명한 경기속에서 아웃도어와 명품소비만이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이 또한 지속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올 들어 경기가 불투명해지면서 백화점의 명품매출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는데 향후에 가속화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아웃도어 마켓이 잔뜩 부풀려져 있지만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보면 한국 역시 빠른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10년정도 앞서가는 시장형태를 보인다고들 한다. 일본의 경우 과거 10년전 아웃도어 시장이 팽창했지만 현재는 그렇지가 않다.

현재 한국의 아웃도어는 한 브랜드로 수천억 원의 매출도 가능하지만 언제까지 그럴수 있을 런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높은 충성도를 기대해서는 안될 시기인 것 같다.

고객의 취향은 날로 다양해 지면서 소비형태 역시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켓은 이 매장에서, 셔츠는 SPA매장에서 팬츠는 또 다른 전문브랜드에서, 잡화는 온라인쇼핑몰에서 등등 브랜드와 유통채널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소비한다.

영캐주얼의 경우 소비자들의 구매채널은 더욱 다양해져 최근 백화점이나 특정유통에서 소비가 저하되는 대표적 사례를 남기고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형태는 그동안 의류중심에서 각종 패션잡화나 액세서리, 화장품 등 유관상품으로 이전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다음시장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많은 브랜드들이 예상하고 있듯이 모든 스포츠는 ‘라이프스타일스포츠’를 지향하게 될 것이다. 대형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클라이밍 중심에서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를 지향, 상품군을 확장해 가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익스트림 아웃도어 시장 역시 보팅, 요팅, 서핑, 스노보딩 등 다각화될 것이며 동시장에서 독특한 색깔로 매니아층을 앞서 구성하는 브랜드만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라이센스나 직수입 브랜드업체들이 한국시장에 도입, 전개될 때마다 한국적 특성을 감안한 별도의 상품을 선보여 왔지만 이는 오히려 브랜드오리지널리티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본다.

즉 오리지널리티를 살려 로컬 이미지보다 글로벌한 냄새의 상품을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시장에 도전하는 뚜렷한 방향성을 고수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실한 DNA를 갖고 있는가!” 하는 화두를 던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빈폴’은 트래디셔널의 대명사로, ‘라코스테’라고 하면 프렌치컬러와 고품질, ‘닥스’는 럭셔리 브리티시가 머리에 떠 오르는 것처럼 확실한 오리지널리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에 큰 변화가 시작됐고 앞으로 특화된 ‘몰’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은 컨셉이 명확한 것, 강한 것에 집중할 것이고 다양성을 중시할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