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세라 패션 디자인 아카데미 / SFDA 조명숙 원장 - 38년 살롱화 노하우 ‘인재양성’ 길 열어

‘제작 실습·디자인 체험’ 전문성 배가

2013-06-29     김송이

“구두야, 놀자! 세라제화가 지난해 5월 슈즈 아카데미(SFDA)를 열면서 표방한 캐치프레이즈입니다. 누구나 즐겁고 신나게 구두를 배울 수 있어요.”

조명숙 원장은 20년간 모델 생활을 하면서 캣워크에서 수많은 구두를 신었지만 구두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은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아카데미 오픈 당시 구두에 대한 애정만으로 SFDA를 맡게 된 조 원장은, 이제는 수업을 마치고 나서도 원장실에 남아 골똘히 구두 디자인을 구상하거나 드로잉에 푹 빠져있곤 한다. 타고난 천성이 모델이라고 생각했는데, 구두를 알게 되면서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게 돼 보람마저 느낀다고.

세라제화는 여성구두 38년의 살롱화 노하우를 살려 지난해 인재양성의 장을 열었다. 국내 구두관련전문학원이 많지 않은데다, 그나마도 이론을 위주로 진행되거나 구두와 핸드백 잡화를 한데 묶어 교육하고 있다. 구두 하나만을 위한 전문적인 배움터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기에 SFDA가 더욱 눈길을 끈다.

과정은 평일 오후와 야간, 주말 3개 일정이 마련돼 각각 5개월간 진행되며, 기초이론부터 라스트 드로잉, 일러스트, 제작실습, 디자이너체험, 포트폴리오 제작까지 전 과정을 체험하게 된다. 5개월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나면 현장에 투입해도 될 만큼 실질적인 지식과 기술을 터득하게 된다. 통상 다른 곳에서 1년 반가량 경험할 것을 실무 위주의 교육과정으로 충실하게 구성했다.

특히 제작실습과 디자인 체험시간이 전문성을 높였다. 라스트와 드로잉은 물론 구상이나 디자인을 실체화시키는 도중에 소재의 특성, 저부의 디테일한 작업까지 구두를 만드는 전 과정을 익히게 된다. 세라제화가 보유한 각종 원단을 활용해 구두 작품이 만들어지는데, 기존 학원에서는 사용하기 엄두도 못 낼 고급 소재를 실력향상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한다.

지난 3월부터는 세라제화 생산처와 연계해 디자인 체험시간 과정을 추가했다. 디자인실에서 이뤄지는 실무를 가상체험하는 것으로,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패턴 드로잉을 토대로 원단과 부자재 시장조사를 해 공장으로 발주하게 된다. 학생들이 작업 지시서를 작성해 공장으로 전달하고, 완제품까지 받아보면서 실무 시스템을 익히게 했다.

교육과정에 지원하는 수강생들은 구두 매니아부터 초보자들까지 다양하다. “구두 디자이너를 목표로 하는 사람부터 취미로 즐기려는 사람까지 다양하지만, 여자이기에 구두를 좋아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마음은 모두가 같다고 생각한다”는 조 원장의 설명이다.

세라가 여성 살롱화의 이미지가 강한만큼 수강생 대부분이 여성이며, 연령은 21~38세로 폭이 넓다. 의상이나 시각디자인 공부를 하거나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들이 많은 탓에, 학생들이 대체로 디자인관과 자기취향이 강해서 강사들이 애를 먹기도 한다고. 하지만 고집스런 학생들도 구두의 외형뿐만 아니라 구조를 이해하고 실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게 되며, 좀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구두 디자인 및 제작법을 알게 된다고 한다.

조 원장은 학생은 물론 스스로의 실력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에도 놀라움과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처음에는 드로잉 한 장을 완성하는데 만도 하루 종일이 걸렸는데, 지금은 2~3시간이면 그려낼 수 있게 된 걸 보니 작업속도도 많이 늘었다”면서 “구두 제작은 감각과 재능도 필요하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실력이 늘 수 있고,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그는 이 강의를 시작한지 겨우 1년만에 플랫 정도는 손수 만들어 신을 수 있게 됐으며, 최근에는 남편을 위한 남성구두도 만들어볼 생각이라며 눈을 빛낸다. 수십 년 경력의 장인들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구두 제작이, 세라제화의 SFDA 교육과정으로 일반인들에게도 더욱 쉽고 가까워졌다.

“다음에는 구두 중에서도 여성에게 가장 특별한 웨딩슈즈 클래스를 열어볼까 합니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구두를,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와 교육과정을 구상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