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업계 상반기 결산 - 치열한 ‘생존전략’ 구사…“살아남았다!”

하반기 ‘효율·내실’ 경영 주력, 차별화 가치 전달 성장세 도모

2013-07-10     나지현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상반기, 결코 녹록치 않은 시즌을 보낸 여성복 업체들이 6월까지의 영업을 마무리졌다. 상반기는 무엇보다 세계적인 불황과 국내의 다양한 불안 요소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전년대비 역 신장에 대비한 생존 전략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부각된 시기였다. 대형마트의 영업 규제와 백화점의 수수료 인하 논란 등에 기인한 유통의 실적 둔화로 잦은 세일과 이월 상품 처분을 위한 무분별한 대규모 행사 진행 등도 이슈가 됐다.

길어진 꽃샘 추위와 윤달 현상 등으로 인해 정장 수요가 줄고 봄 판매 기간이 단축되면서 1분기부터 우울한 실적으로 시작한 여성복은 예측 불가능한 날씨까지 가세하며 기대 이하의 매출을 기록, 각 브랜드들의 매출 역신장을 심화시켰다.

패션계 전반의 불황으로 성장 둔화세가 심화돼있는 상황에서 따가운 눈총을 감수하고서도 수수료 인상을 감행한 유통 업체의 만행도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캐주얼 라이징 확대로 단품 위주 구매가 확대되면서 객단가 하락으로 착장의 변화와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비한 초근접기획 등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더욱 강력히 제시됐다.

한편,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한 브랜드들이 어려운 상황에도 선전했으며, 글로벌 SPA의 확장 여파가 복종과 나이를 불문하고 수면위로 올라왔다고 할 만큼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평준화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향상된 소비 수준과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편집샵이 새로운 유통채널로 뜨겁게 부상했다. 스포츠·아웃도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로 여성복 업체들의 시장 진입 시도 및 확대도 주목받았다.

다양한 악재로 시즌 중 중단 브랜드가 나오기도 했지만 차분하게 체질 개선과 리스크에 대비한 대응력을 길러 ‘위기를 기회로’ 활용, 흔들림 없이 신규 사업을 준비하고 성과를 낸 업체들은 더욱 빛났다.

대현은 여성복 중견 기업답게 全 브랜드의 업그레이드된 이미지와 가치 전달에 주력, 점당 효율 증대로 플러스 신장한 브랜드가 많았다. 특히 올 상반기 선보인 신규 ‘듀엘’은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내세워 영 조닝 다크호스로 부상, 매출·브랜드 파워를 과시하며 빠른 시장 안착이 예상된다.

‘페이지플린’은 뚜렷한 컨셉을 바탕으로 전년대비 유통과 매출 두 자릿수 신장세를 끌어내며 고유의 영역을 구축했다. ‘숲’과 ‘비지트인뉴욕’은 체질 개선을 통한 점 효율 높이기에 주력, 유통망 수를 줄이고도 두 자릿수의 매출 외형 신장으로 고무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한국형 SPA로 토종 브랜드의 선도 역할을 해온 ‘르샵’은 중국 광저우 소싱처의 생산 체계 정립을 통해 입고 시기 단축 및 배수 확보로 전문적인 SPA 면모를 갖추고 1500억 원 돌파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

아마넥스는 ‘여성 아날도바시니’와 ‘예쎄’의 신규 오픈점 증가와 점 효율 증대로 20~30%의 괄목할만한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신 시장에 도전한다. ‘노티카’와 아동 편집샵 ‘아뜰리에 드 꾸셀’ 런칭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가두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며 불황에도 매출력을 과시하고 있는 ‘제시뉴욕’은 중국 시장에서도 흑자 전환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아 하반기 국내외 성장 드라이브를 가속화한다. 한편, 중저가 브랜드들 또한 불황에도 제도권 진입을 위한 거침없는 사업 확대로 주목 받았다.

할인점 내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수스’는 높은 점 효율로 입소문을 타며 대리점 오픈을 가속화하고 있다.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6월 중국 마카오에 직영점을 오픈했으며, 내년에는 인도네시아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패션랜드는 한국형 SPA ‘무자크’의 지속적인 유통·매출 공격적인 확대에 이어 올 상반기 좀 더 영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클리지’ 런칭을 통해 시장 공략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도컴퍼니 또한 ‘미센스’로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편집샵 브랜드 ‘반에이크’의 대중화로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르퀸’을 전개 중인 헴펠 또한 경쟁력 있는 셀렉트샵을 표방한 새로운 개념의 유통 모델을 제시하고 차별화 된 판매 전략에 나섰다. 최근 가두샵의 새로운 강자로 주목받고 있는 ‘이도’는 유통 볼륨화는 아직 미약하지만 여성복 출신의 맨파워를 바탕으로 탄탄한 영업력과 상품력을 인정받으며 높은 점효율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하반기에도 올림픽과 대선 등의 이슈로 패션 경기는 부정적인 시장 전망이 지배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 회복의 기대감과 그 동안의 어려움을 통해 업체들은 선택과 집중의 내공으로 체력을 기른 분위기다. 유통과 소비 트렌드의 급변화로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있다고 할 만큼 쉽지 않은 여성복 시장에서 유통과 브랜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윈윈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동반 성장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