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慶 직물 수출 20억 불 진입 ‘초읽기’

선진형 직물 생산기지 입지 굳히기

2013-07-25     김영관

대구경북 섬유산지가 생산과 품목 및 개발구도 변화에서 빠르게 전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품목별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주력 품목은 선진형 직물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른 기업들의 변화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직물 단일 품목으로 연간 45억4400만 불을 수출했던 대구경북 섬유산지가 2006년 이후 4년간 횡보 추세로 바닥(14억4000~15억5000만 불)을 다진 후 가파른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는 과정상의 변화여서 기업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올 연말 기준, 대구경북 직물류 수출은 상반기 실적에 비추어 20억 불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09년 14억 4000만 불을 수출했던 섬유산지가 올 연말기준으로 약 40% 포인트 대의 누적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폴리에스터 강연 감량직물과 화섬 니트, 중동용 화섬직물류, 산업용 섬유의 선전에 따른 예상이다.

산업용 섬유 및 특수섬유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폴리에스터 감량직물이 다시 무서운 기세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매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설비증설과 기술 및 제품개발에 고삐를 죄면 앞으로도 시장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산업용 특수 섬유를 제조하는 달성공단 S사 K사장의 말이다.

산업용 섬유는 건축, 토목, 자동차, 생활레저 등 전 산업 분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섬유산지 대구경북에 주력 기업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매출액도 증가 추세다. 폴리에스터 감량직물 역시 파죽지세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섬유를 떠났던 기업마저 유인하는 흡인력을 보여주고 있다.

“화섬 감량직물로 섬유업을 다시 하려고 하는데 무슨 아이템이 좋을까요?” 몇 년 전 20여 년간 섬유업을 해왔던 J사장은 섬유업을 접고 비 섬유 업종을 경영해 오고 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기자를 찾아 “섬유 산업에 다시 뛰어 들고 싶다”며 설비 포트폴리오와 관련한 협의를 해왔다. J사장은 투포원 연사기와 워터 제트룸을 설치하기로 잠정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 섬유산지에서 생산되는 폴리에스터 감량 및 일반직물은 연간 8만 톤(8억불 내외 )으로 직물류 전체 대비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여전히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의견을 같이했다. 강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는 폴리에스터 강연 감량직물과 산업용섬유 등은 이변이 없는 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뛰어드는 업체와 품목 전환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결국 섬유산지의 주력 품목은 산업용섬유, 특수섬유, 폴리에스터 감량직물, 중동용 직물, ITY 니트 스판류가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의 그늘에는 품목 재편과 구도 변화 그리고 차별성의 확대 등으로 명암이 크게 엇갈리는 흐름이다.

면직물, 복합직물은 침체흐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면직물은 차별성 부재로, 복합교직물은 유럽경제 위기 여파로 각각 상대적 어려움이 큰 편이다. 이에 따라 동종 염색(사염포함)업도 기진맥진 양상이다.

“이미 4~5개 염색 공장이 매물로 나돌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지난 5월부터 대구염색공단 입주 업체 가운데 불경기에 시달려온 기업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장을 내놨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는 한 섬유인의 말이다.

면직물과 T/C혼방직물 및 관련 사염 업종은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직물의 차별성 부재, 기술개발 의지 약화, 설비의 노후화 지속 등 입체적인 악재가 겹쳐있어 구조조정 및 선진형 구도로의 변화가 시급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면직물은 중국 수입 직물(생지)이 범람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일본의 경우 수십 년 간의 구조 조정을 겪은 뒤 자연섬유의 멀티 조합을 통해 고품질의 면직물을 개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깅감(Gingham)과 후염물을 구분, 맞춤형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데다 천연섬유 조합(최대 6~8개 소재 조합)과 염색가공의 차별화로 높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일본을 마냥 부러워할 시기가 아닌 것은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염색공단에 4~5개 공장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도 이들 기업들을 중심으로 흘러나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0여 년간 변화와 차별화를 꾀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70~80년대 면직물과 염색가공 산업이 높은 성장세를 구가한 이래 아직까지도 답보 상태에 빠져있는 면직물.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선진형 품목으로 재편 흐름을 일깨우는 시기로 작용하고 있어 침체 경기가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면, 마(린넨류 등), 레이온, 아세테이트, 모달, 큐프라 등 자연 및 재생섬유의 조합과 설계, 염색가공 기술개발은 면직물 흐름에서 빠뜨릴 수 없는 핵심 과정이라면, 화섬 복합직물과 더불어 최고의 선진형 품목임을 부인할 섬유인이 없다면 분명 면직물의 시대가 다시 도래 할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섬 복합 및 교직물의 경우, 우상향 추세선이 다소 꺾이고 있는 흐름이지만 자타가 인정하는 선진형 품목에다 내공이 쌓인 개발력 등으로 유럽 경제가 안정될 경우, 성장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