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업계, 비시즌 타격 클 듯

가격 정찰제로 외형 줄어…매장 축소 예상

2013-07-31     장유미

작년 호황기를 누렸던 모피 업체들은 올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서 백화점 입점 고객들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 또 윤달 영향으로 혼수 예물로 모피를 구입하는 고객들의 발길도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7월부터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들이 가격 정찰제를 시행하면서 매출 낙폭이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하루 동안 백화점 매장에 6~7팀의 구매 고객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2~3명으로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7월 매출은 45% 역신장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가격 정찰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7월 들어 업체들의 매출은 많게는 60%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가격 정찰제 시행으로 특히 비시즌 타격이 더 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비수기인 여름에 할인 행사를 많이 펼쳐 고객들이 가격 메리트를 느끼고 구매를 했다”면서 “이제는 겨울이든 여름이든 어느 계절에 사도 같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해야해 시즌에 맞게 겨울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전했다.

모피 가격 정찰제 정착을 위해 백화점들은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할인 경쟁을 없애기 위해 신세계는 사계절 노세일 정책을 내세웠고 롯데는 매장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는 가격 정찰제에 동참하고 있으나 다른 백화점에 비해 유동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모피가격은 거품이 많았다. 리딩 업체부터 50% 할인을 펼치자 후순위 업체들은 10~20%를 더 할인한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으면서 경쟁이 치열했다”면서 “업체들이 이런 점은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가격 정찰제 시행은 좋지만 명품 브랜드처럼 3~5% 정도 할인하는 것은 허용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모피 매장 매니저들은 “기존 단골 고객들까지 똑같이 가격 정찰제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최소한 1~2만 원 할인이나 상품권으로 혜택을 주는 것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당장 8월에 시행되는 브랜드 세일을 앞두고 각 업체들은 할인 방안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8월 세일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면서 “가격정찰제로 할인 정책을 내놓기 쉽지 않다. 가격의 5%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형식으로 백화점 측과 거의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가격 정찰제 시행으로 모피 업계는 전체 매출 규모가 줄어들면서 점차 유통망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도가 시행된 이번 시즌 매출로 평가되지는 않겠지만 내년에는 MD개편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비효율 매장들이 사라질 것”이라면서 “지방점 같은 경우 2~3개 단독 매장들이 1~2개로 축소화될 수도 있다. 대신 10~11월에 시즌 매장제로 돌려운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매출 증대를 위해 이제는 기존 블랙 그라마 제품으로 고객 공략에 나서서는 안된다. 고객들이 싫증을 느끼고 외면할 수 있다”면서 “제품의 질적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