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패션 ‘이새’ 진가발휘

소비자 호응 커 百 유통 확대…윤리적 패션기업 앞장

2013-08-28     나지현 기자

패스트패션이 시장 장악을 가속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슬로우패션’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브랜드가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새FNC(대표 정경아)의 친환경 여성복 ‘이새(isae)’가 그 주인공으로 자연 그대로의 것을 손끝의 섬세함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상품화한 것이라 각광받고 있다.

자연소재와 자연염색으로 소비자들에게 환경 캠페인 개념이 아닌, 직접 실생활에 접목시킨 자연주의 컨셉의 패션으로 환경과 사람 모두를 생각한다는 것이 현 시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화학 성분이나 기계의 힘을 빌리는 대신 사람의 정성과 지혜를 담아 들판에서 자라나는 쐐기풀에서 섬유를 얻고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실에서 천염 염료로 염색을 하는 등이다.

전통 베틀을 사용하고, 손바느질로 장식을 달며, 핸드메이드 프린트, 진흙, 감물, 쪽 염색 등으로 자연 그대로의 빛을 낸다. 이는 희소성을 높이고 자연친화적인 가공법으로 공장에서 찍어내는 생산 속도와 양을 따라갈 수 없지만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 좀 더 가치있는 상품을 생산할 수 있다.

까다로운 공정과 정성 어린 시간이 투자되어야하기 때문에 ‘이새’는 과거 몇 년 전만해도 로드샵 위주의 매장만 운영했다. 본사와 협력 관계인 장인들의 공방에서 상품을 수급하는 만큼 무리한 유통 확대는 지양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정성과 노력이 담긴 ‘이새’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2010년부터 백화점에 진출해 볼륨화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안정적인 시장권 진입과 함께 높은 점 효율과 신장세로 각광받으며 올 8월에만 백화점에 5개의 신규점을 오픈하는 유통 확장이 발 빠르게 이루어졌다. 올 하반기 현대백화점 목동점, 미아점, 충청점과 롯데 청량리점, 광복점 등에 새롭게 오픈해 더 많은 고객들과 만나게 됐다. 이에 연내 42개 매장서 200억 원 매출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특히 ‘이새’가 속해있는 커리어 PC는 몇 년간 신규 진입이 거의 전무하고 신장세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도 ‘이새’는 친환경 소재 사용과 공정 거래, 정당한 임금 지불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달 17일부터 9월16일까지 인사동 직영점에 ‘윤리적 패션관’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가난하고 소외된 생산자들을 위한 공평하고 지속적인 거래를 위한 공정무역 전용 브랜드 ‘메라하트’ 운영과 함께 무분별한 소비로 인해 생기는 노동 착취나 환경오염 등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윤리적 패션기업을 지향해 일반인들에게 좀 더 쉽고 가깝게 윤리적 패션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취지다.

업사이클링의 대중화와 친환경 패션 실천을 위한 일환으로 ‘2012 알 프로젝트(R-Project) 디자인 공모전’도 진행, ‘재활용하다(Recycle), 재사용하다(Reuse), 재탄생하다(Reborn)’ 등을 주제로 옷으로 만들어지지 못한 자투리 원단을 이용해 다양하고 개성있는 소품 제작을 도모한다.

개인의 개성과 문화적 다양성이 중시되기보다 한철 입고 버리는 노력과 정성이 결여된 옷에 지친 이들이라면 옷의 가치를 더한 ‘이새’의 컨셉과 모토가 더욱 반갑고 소중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