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터키 FTA, 우리 기업에 큰 호재

대부분 30~50% 고관세, 특별관세 20% 즉시 철폐

2013-09-07     정기창 기자

카파는 국내 원단 업체들 중 유일하게 터키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시장을 활발히 공략하고 있다. 원단 뿐만 아니라 섬유관련 회사의 현지 지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고 보면 터키 시장 정보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알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최근 PIS 참가를 위해 한국에 온 파카의 현지 법인 파카유로 온형일 이사(법인장)는 “한·터키 FTA가 예정대로 내년 1월1일부터 발효되면 우리 업체들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불황으로 경기가 안좋다. 터키 섬유시장은 어떤지.
▶터키는 홈텍스타일 분야가 강하다. 유럽의 70%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터키 섬유 산업은 국가가 나서서 육성하고 있어 자국의 섬유산업 보호 성향이 강하다. 터키 전체 일자리의 60%가 섬유에서 나온다. 터키는 유럽이나 중동으로 가는 캐주얼 의류 등이 많은데 물량이 많이 줄었다. 다만 CIS 지역은 서서히 풀리는 경향이 보인다. 터키 현지 경기도 세계 불황 여파로 그리 좋지는 않다.

우즈벡이나 인도 등 주변에 면화 산지가 많아 천연섬유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기능성 소재는 가격이 비싸 수요가 거의 없다. 다만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소득이 높은 계층은 유럽 등지에서 수입된 고가 의류를 사서 입는다고 보면 된다.

-반덤핑 등 수입 규제가 심하다. 양국 FTA의 효과는.
▶현재 니트 직물의 경우 수입 관세는 기본 8%에 특별관세 20%를 더하면 30%에 이른다. 합섬직물도 일반관세 8%, 반덤핑 관세 14.5%, 특별관세 20%를 다 합치면 무려 55%에 가깝다.

양국 FTA가 발효되면 이중 20%의 특별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일반 관세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되므로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특별관세 20%가 없어지면 현지에서 가격 싸움에 밀리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산 직물들과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현재 국회가 안 열려 FTA 안건 자체를 상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빨리 해결되야 하지 않겠나.

-우리 업체들이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을 강화해야 할지.
▶다양한 후가공과 퀵 딜리버리 등을 통해 시장을 넓혀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본질은 가격이다. 특히 터키는 직접 공장을 운영하지 않으면 시장 공략이 어렵다. 이익이 낮고(low profit) 현지 바이어들에게 2~3개월 가량의 여신을 줘야하기 때문이다. 또 정확한 바이어를 찾아 어프로치(approach)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교직물의 경우 컨테이너 베이스 오더가 나오는 곳은 미주 홀세일러 시장과 터키 정도로 볼 수 있을 만큼 물량은 많지만 가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잘 이해해야 한다. 어디나 그렇지만 상호 믿음이 없으면 시장 문이 열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