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아웃소싱’ 긴밀해야 효과적

‘디자인두루·메디치케이’ 시너지 배가

2013-09-07     김송이

올 상반기 신규 런칭한 여성 핸드백 ‘브리그류’는 정형화된 로고 프린트와 컬러의 제품들 가운데 남달랐다. 이색적 프린트는 디자인두루(대표 이소림, 이하 두루)가 제작한 것으로, 메디치케이가 보유한 동판 인쇄기술의 컬러감이 잘 어우러져 참신했다.

최근에는 브랜드 홈페이지, 포스터 등 홍보물, 상품 패키지까지 패션사업 전 과정의 모든 요소에 브랜드 정체성을 불어넣는 추세다. 그 과정에서 전문성 높고 폭넓은 시야를 지닌 디자이너, 독특한 개성과 감성을 지닌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몇 시즌의 콜라보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각종 디자인과 디렉팅을 전문업체에 맡겨 기존 패션업계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새로운 이미지를 제안하는 것이다. 사업부 안에 담당직원이나 부서를 구성하는 것보다 초기자본이 적게 들고, 전문성과 감도가 높아 효율적이다.

두루는 작년 첫 티셔츠 브랜드를 런칭한 청년 벤처기업이다. ‘axt(Artists X T-shirts·사진)’는 지난해 상반기에 런칭, 신진 일러스트레이터나 아티스트의 작품을 티셔츠에 알맞은 그래픽으로 옮겨 상품화 하고 있다.

티셔츠는 서교동의 단독매장과 텐바이텐 등 멀티샵, 북마크, 메가마트 등에서 판매 중이다. 기발하고 좋은 작품을 내고 있지만 홍보 마케팅력이 부족한 작가들을 알리는데 목적을 두며, 가격은 1만9000~3만4000원대. 향후에는 중국과 유럽에도 유통할 방침이다.

티셔츠 브랜드로 작가와의 협업을 하면서 메디치케이의 핸드백 ‘브리그류<사진 下>’에 디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두루의 조요한 디자이너가 핸드백 프린트를 위한 디자인 개발을 맡아 그래픽 위주로 마련된 트래블 라인을 구성했다.

조요한 씨가 맡은 가방 프린트 디자인은 곧 브랜드 컨셉이나 테마와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어 ‘브리그류’의 브랜딩은 물론 스토리 구축까지 두고 커뮤니케이션 하게 됐다. 프린트 디자인 첫 작업 때부터 메디치케이와 함께한 이들은 브랜드 네이밍과 로고, 상품 디자인과 라인 구성까지 협의를 하게 됐다고 한다.

조 씨는 매 시즌 프린트 디자인 3종과 각 종류에 따른 컬러 작업을 도맡고 있으며, 올 상반기 밀라노, 파리, 하와이를 테마로 한 디자인을 낸 뒤 뉴욕 시리즈를 작업할 예정이다. 조 씨는 “가방 제품의 단가가 높고 생산물량이 많은 만큼 신중하게 작업하면서 때로는 기한에 빠듯하게 완성돼 속을 썩였지만 결국에는 모두 서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이전에도 여러 디자인 작업을 의뢰받았지만 ‘브리그류’와 같이 원활히 진행하는 일이 드물다며, “이번 ‘브리그류’의 작업처럼 각자 역할에 충실하고 영역을 존중하며 서로 신뢰해야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두루가 유명세를 타고 타 업종이나 업체에서 제의가 빗발친다면 어떨까. “제의가 있더라도 분에 넘치는 작업을 전부 맡아서 해낼 수는 없다. 강소 디자인 벤처 기업이 퀄리티 높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더욱 긴밀하게,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맺고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