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떨군 직물 수출’ 시황악화·원재료 가격 상승
주력 품목들 재고 누적, 출혈경쟁 조짐
세계 경제침체 지속으로 직물류 시황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그러나 화섬원료 및 화섬사 가격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직물업계는 전후방 압박으로 어려운 하반기를 보낼 전망이다.
10월초 현재 폴리에스터 감량직물의 대명사이자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쉬폰과 조제트 직물은 중국산 저가 유입(8~9월)의 영향으로 한때 가격 붕괴 조짐을 보였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가며 수출 추세선을 지켜가고 있는 형국이다.
또 두바이 시장에서 붐이 일고 있는 폴리에스터 강연 직물중 하나인 티다 직물 역시 점차 물량을 확대하고 있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란시장을 중심으로 한 차도르용 블랙직물이 여전히 손을 놓은 상태에다 그동안 수출을 견인했던 로브, 아바야 직물마저 덩달아 주춤하면서 직물 수출이 감소추세를 그릴 전망이다. 사우디는 10월부터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물량감소가 불가피한데다 통관절차도 강화돼 하반기는 비교적 어두운편이란 게 관련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라크 역시 구직기용 직물들이 주춤하고 있는 양상이다. 설상가상으로 시리아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산이 점차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결국 중동시장 수출은 내년 4~5월 성수기를 대비한 내공을 쌓는 시기가 될 것이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집트는 대통령 선거이후 아바야 직물이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한 가닥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 ITY니트 스판 역시 본지가 9월 중순 가격 붕괴를 우려하는 보도를 한바와 같이 재고 부담에 따른 출혈수출로 이어져 오다 10월초 현재 수출계약 감소로 주춤한 상태다. 그러나 ITY니트 직물 업체별 재고는 큰 폭으로 증가 추세에 있어 수출 계약이 다시 이어질 경우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TY니트 업계 한 관계자는 “메이저 업체별로 평균 7~8개월 물량을 재고로 안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섬사의 한 중견간부도 “현재와 같은 지지부진한 시황이 지속된다면 빠르면 이달 중으로 감산 또는 가동율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쉬폰, 조제트, 티다 등 폴리에스터 강연 감량직물의 비교적 순조로운 흐름 속에 화섬복합 및 교직물, 면직물, ITY니트 직물, 중동용 직물 등은 저조한 물량 부킹 흐름을 보이고 있어 대구경북을 비롯 전국 직물류는 힘든 하반기를 보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업친데 덮친격으로 화섬원사 인상이 단행될 경우 직물업계와 화섬원사업계 양측은 어려움이 배가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