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S/S 서울패션위크 개막] ‘시민문화축제·패션비즈니스場’ 실현 목표

2013-10-24     김송이

장소 협소·첫날 우천속 관심 저하 우려도
수준 높은 남성컬렉션 패션계 주목끌기 성공

추계 서울패션위크가 22일 막을 올렸다. 2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국내 주요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서울컬렉션 41회, 서울패션위크 참가실적 5년 이내의 신진 제너레이션 넥스트 12회의 쇼가 열린다. 용산 전쟁기념관을 메인 쇼장으로 두고 서교 자이갤러리에서 제너레이션 넥스트가 진행된다. 트레이드쇼 서울패션페어는 용산 전쟁기념관에 부스를 설치해 진행됐으며 쇼는 서교 자이갤러리에서 열었다.

남성복 패션위크 첫날은 ‘레쥬렉션’ 이주영 디자이너가 막을 올렸다. 그만의 밀리터리 컨셉에 해당 시즌의 트렌드를 믹스한 컬렉션. 오랜 동안 인디 록밴드 등 음악계와 교류하며 개성을 보여준 이주영 디자이너의 쇼에는 화제의 밴드 피아가 런웨이에 오르기도 했다.

‘씨와이초이’ 최철용 디자이너는 스펙트럼을 테마로 한 모티브를 패턴과 실루엣, 프린트로 옮겨 다채로운 발상과 철학적 해석력이 돋보였다. 김서룡의 ‘김서룡 옴므’는 정제된 컬러와 실루엣의 테일러드 수트로 호응을 얻었고, 송혜명의 ‘도미닉스웨이’는 기존의 록시크 컨셉에 강렬한 컬러와 타투 모티브를 덧입혀 트렌디하고 하드한 남성복을 보여줬다.

한국 패션계의 금란지교를 표현한 장광효 디자이너가 첫날 서울컬렉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특유의 애수와 보헤미안 감성이 느껴지는 뉴트럴 컬러에 좀더 비비드한 컬러 블록을 섞어 컨템포러리한 캐주얼까지 보여줘 완성도 높은 쇼를 보여줬다.

남성복 첫날 많은 디자이너들이 봄여름 계절에 흔치않던 니트 등 두께감있는 소재를 믹스했고, 기하학적 도트, 스트라이프 패턴을 주로 사용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스포츠나 아웃도어 무드가 희미해지면서 포멀한 느낌이 강조됐고 좀더 갖춰 입은듯한 고급스러운 소재와 정교한 디테일이 곳곳에 보여졌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피플웍스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시민을 위한 문화축제, 패션 비즈니스를 위한 장이 된다는 두 가지 목표를 성취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주말에 시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서울시청에서 시민패션쇼와 디자이너 갈라쇼, 음악회를 열고 서울 패션 컨텐츠를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보여줬다. 주말의 가을밤 열린 행사에 객석이 가득찼고, 평소 패션문화를 경원시했던 이들이 편안하게 쇼를 관람했다.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사상 최대 인원의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를 초청했으며, 이들을 위한 별도 비즈니스 라운지도 마련해 쾌적한 공간을 제공했다. 이제까지 쌓아온 아이티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 스마트패드 타블렛 오더시스템과 카탈로그도 마련했다.

또한 이번 시즌 장소와 진행 방식을 이제까지의 형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했다. 본무대와 신진의 브릿지 패션테이크오프의 구분이 모호해짐에 따라 패션테이크오프를 잠정 폐지해 2단계로 신진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정리해 꾸몄다.

또한 이제껏 강남권에서 열렸던 행사를 강북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또한 이번 가을부터 신세계백화점 본점, 앙스갤러리 등 별도 장소에서 디자이너만의 특색을 살린 쇼를 보여줄 수 있는 오프사이드 쇼도 확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프레스와 바이어의 숫자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고 서울시내 교통상황에 변수가 많아 용산과 서교동을 오가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장소도 협소해 메인 서울컬렉션도 500명 내외 수용하는데 그쳤으며 자이갤러리 쇼장은 100명도 입장하기 버겨워 보였다. 용산 전쟁기념관 한쪽에 마련된 패션페어도 좁은 면적에 30개 부스가 입점해 각 브랜드당 스페이스가 작아 전시 공간 표현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우천으로 인해 유동인구가 적었던 용산 전쟁기념관은 서울패션위크가 행해짐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적어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와같은 불편에도 불구하고 서울 패션 디자이너들의 원숙된 기량으로 쇼 진행 내내 국내외 바이어와 프레스의 집중도가 높았고, 입장못한 관객들도 쇼장 외부에 설치된 화면이나마 주의깊게 지켜봤다. 첫날 수준높은 컬렉션으로 패션업계의 주목을 이끄는데 성공한 서울패션위크는 앞으로의 신진과 여성복 컬렉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