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커리어 반격 시작
‘변화만이 살길’ 자각…내년 신규 진입도
‘지.보티첼리·앤클라인·우바·아르테’ 대표적
그동안 침체일로를 겪으며 백화점 여성복군 중 존폐, 통합 위기가 거론돼왔던 커리어 조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탄탄한 고정고객 유지로 그동안 일정 매출을 보장해왔던 커리어 조닝은 몇 년전부터 연중 행사로 정상 판매율 하락, 고객 일탈과 신규 창출 부재 등 마이너스 신장을 기록해왔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패션에 대한 감각과 소비력을 갖고 있는 중장년층 여성들이 젊은 감성을 가진 적당한 브랜드가 없어 영 캐릭터, 수입 컨템포러리 등으로 이탈, 분산됐다”며 “고령화 현상으로 중장년층 인구는 늘고 있어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대안으로 해외 명품, 수입 브랜드 등으로 채우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 정체로 지속적인 지적을 받아왔던 커리어가 위기를 자각하며 반격을 시작했다. 이는 계속된 부진으로 최근 엘레강스, 디자이너군의 백화점 내 잇따른 브랜드 종료 및 철수, 조닝 축소가 현실화된 것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화만이 살길’이라고 자각한 업체들 사이에서 기존 브랜드의 리뉴얼 또는 재조명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 잃어버린 고객들을 다시금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다. 이들은 브랜드 방향을 재정립하는 한편, 리프레시를 통해 다운 에이지를 시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진서(대표 고은봉)는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아 적극적인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보티첼리’는 클래식하면서도 고급화된 상품력을 통해 탄탄한 고정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소재의 차별화와 이태리 직수입라인, 완벽한 테일러링과 완성도 높은 상품력을 부각시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다.
반면 ‘지.보티첼리’는 ‘보티첼리’의 세컨 브랜드라는 후속 이미지를 벗고 좀 더 젊고 페미닌한 감성을 살려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접점 마케팅도 적극 진행할 방침이다.
성창인터패션(대표 박준호)은 전문 패션기업으로의 도약에 본격 나서면서 브랜드 리터칭 작업을 통해 최근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 ‘AK앤클라인’이 미국 본사와 라이센스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앤클라인’에 집중, 오는 11월말 내년 SS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새롭게 변화된 모습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진도(대표 임영준)의 여성 커리어 ‘우바’ 또한 노후된 브랜드 이미지를 벗기 위해 ‘포스트 커리어’로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지난 상반기 디자인실을 개편해 대대적 리뉴얼 작업을 거쳤다. 실 구매층인 40~50대의 기존 고객을 고려하면서도 신규 창출을 위해 젊은 감성을 수혈하는 한편, 활발한 PPL을 통해 매출 진작을 도모한다.
아르테인터내셔날(대표 김용복)의 ‘아르테’도 현재 브랜드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최근 영업부, MD, 디자인실에 인력 개편을 통해 조직 진용을 새롭게 갖추고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찾는데 적극 나섰다.
아방가르드한 실루엣과 디자이너의 손맛, 오트쿠튀르 터치를 가미해 기존 전성기 시절의 감성을 살리고 뚜렷한 아이덴티티로 젊은 타겟에게 소구할 수 있는 디자인 발굴에 한창이다.
한편, 적극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신규가 전무했던 커리어 조닝에 내년 상반기 중년층을 위한 미니 SPA ‘마리끌레르’가 새롭게 선보인다.
최근 탑비전(대표 전효진)이 프랑스 ‘마리끌레르’ 본사와 여성복 부문에 대한 10년간의 라이센스 계약을 맺으며 국내 런칭을 준비 중이다. 현재 여성복 ‘마리끌레르’는 가까운 일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여성 캐주얼 ‘엠씨 마리끌레르’도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는 의류부터 백, 스카프, 구두까지 폭넓고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5개 라인으로 나누어 포멀라인부터 캐주얼, 트렌디라인까지 다채롭게 전개할 계획이다. 탑비전의 자체 소싱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저렴한 저 퀄리티가 아닌, 해피 프라이스 지향 고 퀄리티 상품을 선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슷하고 식상한 상품 일색으로 퇴보를 거듭하던 커리어 브랜드들이 최근 일부 업체들 사이에 부는 변화와 재정비를 계기로 전반에 활기를 부여,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