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컨버전스로 ‘불황 타개’
경계 허물어져 ‘고객접전 찾기’ 한창
백화점 같은 아울렛, 대형마트 같은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의 경계가 모호해진 요즘, 불황 극복을 위한 기존 사업 영역 다각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고객과의 접점에서 니즈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하고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소싱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아울렛, 만족도는 백화점
마리오아울렛은 쇼핑 만족도와 백화점 특징이 결합된 대표적 컨버전스다. 지난 9월, 3관 오픈으로 아시아 최대면적의 패션아울렛으로 거듭난 마리오아울렛(회장 홍성열)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 제공을 위해 3층까지는 아울렛 몰로 꾸며졌다. 지상 4층부터는 키즈, 가구 및 리빙, 입소문으로 유명한 전국 맛집 등이 백화점식 MD로 구성됐다. 백화점과 아울렛 몰이 결합된 ‘하이브리드형 아울렛몰’이다.
수입명품관도 업계 최초로 오픈 했다. 수입 병행업체를 통해 백화점 대비 구두 및 잡화용품은 30~10%, 이월 의류는 50~30% 할인 판매한다. 코치 및 버버리를 각각 30평, 25평의 단독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매장 간의 공간 구성도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브랜드별 평균 30평대 면적으로 기존 백화점 및 일반 쇼핑몰에 비해 20% 이상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대형마트는 무한 변신중
홈플러스는 기존 창고형 할인점 개념을 탈피해 ‘가치점 (value store)’ 개념을 도입했다. 백화점보다 고급스러운 대형마트를 만들어 고객의 호응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매대 간 공간을 넓혀 고객의 쇼핑 동선을 충분히 확보했다. 휴게실, 어린이 놀이방, 푸드 코트 등 고객들이 쉬어갈 공간을 마련했다. 대형마트 최초로 평생교육스쿨을 운영해 지역주민에게 문화교육의 기회도 제공한다.
롯데마트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을 열고 가족형 고객을 위한 대형 키즈 카페와 스튜디오, 어린이 소극장 등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 수요를 반영해 송파점에 동물병원, 미용실 등 애견 전용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도 지난 2005년부터 문화센터를 운영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편의점, 가격할인에 덤 행사 까지
불황 속 편의점들도 콧대를 낮추고 가격 할인에 가세했다. ‘정가판매’ 원칙을 깨고 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가격할인과 덤 행사, 배달 서비스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년 전부터 3차례에 걸쳐 21개 품목 값을 평균 17% 내렸다. 미니스톱 역시 6월 말 신라면 등 9개 품목 가격을 인하했다. 편의점업계에서 상시 가격 인하는 매우 이례적이다. 상시 가격 할인을 하지 않은 편의점들은 ‘원 플러스 원’이나 ‘1+1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 상품을 내놓았다.
CU(씨유)는 편의점 업계 처음으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 서울 내 62개 점포에서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다. 주문은 전화로만 가능하며 구매 금액과 상관없이 배송료 2000원만 부담하면 술과 담배 등 청소년 유해 물품을 제외한 전 상품에 대해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GS리테일은 GS25를 통해 POP카드의 ‘적립&할인’ 행사를 통해 고객잡기에 나섰다.
◆오프라인 매장 갖춘 온라인몰
무점포 유통업계 홈쇼핑과 온라인몰이 오프라인 점포를 출점했다. 롯데홈쇼핑은 2010년 업계 최초로 온·오프라인 컨버전스 상품관 ‘롯데홈쇼핑 팝업 스튜디오 250’를 선보였고 CJ오쇼핑은 작년 11월 패션 1번지 청담동에 편집매장 ‘퍼스트룩 마켓’을 열었다. GS홈쇼핑도 최근 가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유명 쇼핑몰 ‘스타일난다’는 올 9월 홍대 플래그쉽 스토어 오픈에 이어 롯데백화점 영 프라자에 입점했다.
온라인과 홈쇼핑 업체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최신 트렌드에 맞는 핫 아이템을 발 빠르게 소싱하고 직접 만남을 통해 고객 친화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곽재우 CJ오쇼핑 사업부장은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실제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