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터치] 조시선 멜카바 - “잘 만든 옷, 잘 파는 것도 중요”

2013-12-20     편집부

20여 년간 섬유, 패션업계에 몸담아 왔다. 옷을 만들기 위한 소재부터 작은 장식물을 포함한 부자재까지. 옷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있고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행복하다. 그러기에 오랜시간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일하고 있는 것같다. 옷과 함께 세월을 보내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요즘 세상은 결과를 가지고 많이 얘기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과정 또한 중요하다. 옷에서도 마찬가지다. 근사하게 탄생해 쇼윈도에 걸쳐진 옷을 보면서 멋지다, 한번 입어보고싶다고 생각되는 옷을 발견하게 될 때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결과물 밖에 보이지 않겠지만 누군가에게 선택될 수 있는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소재, 봉제, 포장, 납품 등 수많은 과정이 존재한다. 그 속에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손길, 인내, 고통, 기대, 행복함이 고스란히 담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옷을 만드느냐,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가 중요하다. 기계작업을 제외하고라도 사람의 손을 반드시 통해야 하는 과정이 있다. 때문에 만드는 사람이 얼마나 정성을 가지고 옷을 만들었는지는 입어보는 순간 느낄 수 있다.

옷을 착용하는 순간 만드는 과정에서 제작하는 사람의 기분, 기운 등이 전해질 때가 있을 것이다. 어떤옷을 입었을 때 좋은 느낌이 드는 것이 있고 또 살 때는 디자인이 멋져서 구매 했지만 다시 입으려 할 때 불편하거나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아 입기가 꺼려지는 경험이 있지 않은가?

아마도 옷을 만드는 과정이 옷에 담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옷은 진짜 잘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의(依), 식(食), 주(住). 잘 먹는것과 잘 입는 것이 동격이 될 수 있을 만큼 제대로 만들어진 옷을 잘 입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려면 만드는 사람이 행복하고 입는 사람도 편안함을 줄 수 있도록 잘 만들어야 할 것이다. 나는 내가 만든 옷을 입는 사람들이 그 순간 만큼은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당장 문을 닫아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잘 만들어졌다면 그 다음은? 만든 사람이 정성을 담아 잘 만들었다면 파는 사람도 잘 팔아야한다. 만들 때 온갖 정성으로 잘 만들어도 파는 과정에서 아무렇게나 판다면 그 또한 무용지물. 최근 국내외 경기가 위축되고 고객들이 지갑 열기가 쉽지 않다.

때로는 그 과정에서 판매처(유통)들이 너무 격해져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해도 판매하는 사람(유통)이 아무렇게나 판다면 그 옷이 진정 가치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잘 만든 옷을 제대로 잘 판매해 내가 나누고 싶은 진정한 행복이 전달되길 오늘도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