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2013 섬유수출 긴급진단 | 신년이슈 - 2013년 새해 국내 섬유 수출업계 화두 8選

2014-01-02     김영관

올해 국내 섬유업계는 세계적인 경제 블록화의 영향에 따라 한·터키, 한·중 FTA를 비롯 원화강세, 중국의 글로벌 시장 물량공세 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중 FTA는 기존의 FTA와 달리 거의 대부분 섬유 부문에서 우리와 경쟁 관계에 놓여 있어 산업 피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한국은 유럽발 재정위기로 시작된 세계 경기 침체 가운데서도 비교적 견실한 펀더멘탈을 유지하고 있어 올 한 해도 원화가치 강세가 예상된다. 이에 올해 화두가 되는 8가지 과제를 조명해 본다.

◆ 환율 - 원화 강세 대비
최대관심사는 역시 대미 달러 환율이다. 2011년 9월 26일 1195.8원을 기록했던 대미 달러 환율이 불과 1개월 만에 63원이 하락하더니 이후 연말에 다시 1151.9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2년 들어 1월 초 1160원선을 터치하자마자 내리막을 달리며 등락을 거듭해왔다.

10월부터 1100원선을 이탈, 지난해 12월 말 현재 1070원 근처에서 맴돌고 있다. 섬유 수출 감소에다 환율까지 내리막이어서 섬유업계는 사면초가에 빠질 지경이다. 문제는 올해 환율 흐름이다. ‘지난해까지가 바닥이었으면’하는 바람은 희망 사항일 뿐인가. 다수의 업계 관계자는 1050원도 이탈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섬유업계는 지난해 물량 흐름에 기진맥진해 온데다 환율 하락까지 겹쳐 어려운 한해를 보내야했다. 대응책을 세울 수 있는 입장도 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좌시할 수만은 없는 입장. 원가절감과 신제품개발, 제품 업그레이드를 통한 위기극복에 올 한해를 보내야 할 처지다. 지역의 간판급 기업들 중 경쟁력있는 기업은 이미1000원 선까지 감안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 한·터키 FTA 발효와 효과
국내 섬유산업 입장에서 보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 수입보다 수출이 압도적으로 많아 관세 혜택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최소 8%(일반관세)에서 최대 28%(일반관세+세이프가드 20%)까지 수혜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최대 수혜 품목은 그동안 비중이 높았던 ITY싱글스판 니트류다.

서울 경기지역에서 대량 생산되는 복합 더블니트와 국내 화섬 직물류의 대명사격인 폴리에스터 강연 감량직물도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업계는 FTA발효 시 최소 10% 이상의 수출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반 덤핑관세와 긴급 수입관세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국산 직물류다. 올 한해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지 최대 관심사다. 터키 이스탄불 한국섬유마케팅센터 거점 관계자도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른 수출 증가세를 예상했다.

◆ 빈익빈 부익부 현상, 올해도 이어지나?
지난해는 폴리에스터 직물의 해였다. 강연 감량직물에서 중동용 블랙 그리고 화이트 직물에 이어 상반기까지 선전한 ITY싱글스판 니트류가 대세였다. 하지만 화섬복합교직물과 면직물은 철저히 글로벌 시장에서 외면 당했다. 이 때문에 직물과 염색 등 전 공정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이기도 했다. 이른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었다.

이 같은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경우 화섬복합 직물과 면직물 업체는 자칫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입장이다. 당연히 대표 기업들이야 한파를 이겨낼 여력이 남아있지만 후발 직물기업들과 임직, 임염색 가공 기업들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물량기근으로 기진맥진했던 기업들은 올 한해 물량 흐름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화섬복합교직물은 국산 직물류 중 최고급에다 여전히 선진국형 직물이여서 유럽 발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유럽시장이 풀려야 할텐데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관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한·중 FTA 협상, 초미의 관심사
지난해 11월 대한상의가 국내 500개사를 대상으로 한·중 FTA에 따른 기업들의 입장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혜택 33.3%, 피해17%, 비슷하다 49.8%로 나타났다. 혜택은 자동차, 전기전자, 석유화학, 기계, 식품류 등이었고 피해전망은 철강과 생활용품 등이었다. 피해로 예상됐던 섬유와 의류는 중립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계는 의류와 섬유, 완구 등은 피해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면 및 면 혼방직물과 일반 화섬직물은 물밀듯이 밀려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섬유산업 기반과 체질개선을 독촉할 것으로 보인다. 줄 것은 주고 되는 것만 올인(all in)하는 특화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거대 중국의 글로벌시장 물량공세
국내 섬유 섬유시장 어느 곳 없이 중국제품들이 시장을 흔들어 놓고 있다. 지난해는 터키, 미국, 중동, 유럽 시장 등 가릴 것 없이 물량과 저가 공세로 나서 국내기업들을 당혹케 한 바 있다.

올해는 그 정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시장용 블랙 및 화이트직물에서 폴리에스터 강연 감량직물, ITY니트스판 직물 등 국내대표 수출 품목 군들을 중국산이 세계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이후 중국산 폴리에스터 강연 감량직물이 국내에도 한 두차례 반입되면서 순식간에 시장 가격을 흐려놓은 전례에 비추어 올해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할 것으로 보여 국내 직물 수출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 국산 대표 직물 수출 거점, 수성이냐 확대냐
유럽, 중동, 미주, 아시아권 글로벌 주요 시장이 국산 직물류의 주요 수출거점지역이다. 물량 확대와 수출 거점을 지켜야하는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산 직물류중 비교적 특화된 폴리에스터 강연감량직물, ITY니트스판 직물, 로브, 아바야, 차도르용 직물을 비롯, 아웃도어용 화섬복합교직물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이들 품목군 중 아웃도어용 화섬복합교직물만이 비교적 고가에다 주 수출시장이었던 유럽과 미주지역의 경기침체로 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올해는 반격을 해야하지만 상황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감량직물, ITY니트, 중동용 직물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도 불구하고 바이어들의 신뢰가 높아 올해 역시 시장을 굳건히 지켜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차피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른 중, 하급직물 시장은 어느 정도 잠식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보면 의연히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차도르용 직물을 한국산보다 2~3배 이상 높게 팔아도 시장은 있게 마련인 것처럼 국산 직물만의 시장과 바이어는 올해도 건재할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 특화 직물개발 불붙다
포스트 ITY니트스판 직물 개발, 폴리에스터, 나일론 박직물의 신제품출시, 폴리에스터 강연감량직물의 특화, 화섬의 고기능성, 자연 섬유화, 화섬 복합교직물의 차별화와 고급화가 꼽힌다.

포스트 ITY싱글 스판은 복합화가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화섬 터치에서 자연 섬유터치로, 볼륨감, 신축성을 향상시킨 복합된 신개념의 싱글 스판 직물 개발과 출시가 관심이다. 국내 메이저급 기업들은 지난 2년 전부터 포스트 ITY싱글 스판 니트직물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해 왔었다.

나일론 및 폴리에스터 박직물은 표면을 워셔블(washable) 효과로 나타낸다던지 또는 경위사의 소재 조합과 기능성 강화 등에 포커스를 맞춘 개발이 전개되고 있다. 이중 몇 개 아이템은 이미 개발 완료단계에 접어들어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품목도 있다. 화섬 복합 교직물은 인고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개발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 흐름이다. 국내 직물류 중 최고급품인데다 선진국이 주요 수출시장이지만 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이어서 경기가 살아날 경우 무서운 반등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야드 당 가격이 3~7불에서 올해는 야드 당 10불이 넘는 차별화된 화섬복합교직 신제품이 속속 발표될 전망이다. 신흥, 서진, 영텍스 등이 불경기를 개발력 강화기간으로 삼아 신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세섬도 화섬사 가공 및 개발을 통한 화섬의 자연섬유(면, 실크, 린넨, 울 등)화도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제품군들은 기능성과 표면감, 터치감 등을 주요 기능으로 잡고 올해도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대구 섬유산지 직물단일 품목 20억불 돌파 가능할까?
90년 후반 직물 단일품목으로 48억불 수출을 기록했던 섬유산지가 이후 내리막을 타면서 급기야 2009년 14억4000만 불까지 추락했다. 이후 직물수출은 3년째 두자리 수 이상을 회복하면서 2011년에는 19억3800만 불까지 회복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는 뚜렷한 변수가 없는 한 20억불 돌파를 기정사실화 했지만 하반기 물량감소로 전년 실적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는 20억불 수출 탈환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불과 전년 실적 대비 2~3%의 폭이어서 폴리에스터 강연 감량직물과 ITY니트 스판직물, 중동용 직물 등이 선전한다면 충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ITY니트스판 직물과 중동용 직물의 선전이 기대되는 한 해다. ITY니트는 한·터키 FTA 발효시 두자리 수 이상의 수출 신장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중동용 직물 역시 이란을 제외한 전 지역이 괜찮은 흐름을 보여줄 것이란 예상이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