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 ‘희망 엔지니어 적금’ 시행

2014-01-09     정기창 기자

직원 적립액만큼 지원하는 매칭펀드 방식
자금력 없는 회사는 ‘그림의 떡’

매출 1조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들은 올해부터 기술인력 외부 유출과 근로자 이직을 막을 수 있도록하는 ‘희망 엔지니어 적금’ 정책 혜택을 받게 된다. 지식경제부는 7일부터 하나은행과 함께 ‘희망 엔지니어 적금’을 출시하고 대상자 모집에 들어갔다. 이 제도는 회사 기술인력이 5년 이상 장기 근로를 조건으로 적금을 납입하면 회사측에서 같은 금액을 똑같이 적립해 주고 은행은 시중 최고금리를 제공하도록 돼 있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매달 50만 원씩 납입하면 기업도 같은 50만 원을 납입해 5년 뒤 원금의 2배가 넘는 6800만 원의 목돈을 마련하는 형식이다. 하나은행은 시중 최고 수준인 5.26% 금리를 제공한다. 매칭펀드 방식으로 운영되는 셈.

정부는 인센티브 제공 차원에서 참여 기업을 ‘희망 엔지니어 기업’으로 정하고 ‘산학협력 선도기업’ 육성사업에 대한 지원 자격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기업 주도의 대학생 실습현장, 산업형 캡스톤 디자인(창의적 공학 설계), 공동기술개발 등을 위한 R&D 자금 지원 등이 뒤따른다.

아울러 월드 클래스(World Class) 300 프로젝트, 기술인재지원사업, 산업전문인력역량강화사업 등에 지원하면 우대가점이 부여된다. 정재훈 산업경제실장은 “희망 엔지니어 적금은 중소·중견기업이 보다 우수한 기술인력을 유치하고 핵심 인력을 회사에 오래 근무하게 하기 위한 열린 플랫폼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가입 대상은 매출 1조원 미만 중소·중견 기업에 근무하는 5년차 이내 기술인력 중 소속 기업의 추천을 받은 사람이다. 올해는 5000명을 모집하고 선착순 2000명에 대해서는 5.26% 금리가 제공된다.

적금 가입을 희망하는 기업, 근로자는 2월28일까지 하나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해 해당 근로자를 시스템에 등록하면 된다. 지경부는 4월 중 가입자 적격여부 확인을 거쳐 5월 중 ‘희망 엔지니어 기업’과 ‘차세대 희망 엔지니어’를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자금이 넉넉치 못한 사업장은 아예 제도 시행의 덕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지경부 혁신지원과 박홍일 사무관은 “약 300여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정책 수요를 조사한 결과 25%의 기업들이 이 제도를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왔다”며 제도 시행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원치 않는 기업이 강제로 따라야하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