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섬유 경기 내년부터 반등”

신세돈 교수, 코오롱패션머티리얼 세미나 강연

2014-01-16     정기창 기자

국내 섬유업계는 세계 경기 및 내수시장 불황으로 올해도 지속적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날로 높아지는 각국의 무역 장벽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 수출 목표인 163억 달러 달성의 최우선 요소는 바로 환율이다. 과연 올해 환율은 어떻게 될 것이며 국내 섬유시장의 앞날은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사진 : 지난 10일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신년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에 대해 숙명여자대학교 신세돈 교수는 일본과 한국의 환율을 비교하면 알 수 있다고 답한다. 신 교수는 지난 10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개최된 코오롱패션머티리얼 신년세미나에서 “한국 섬유경기는 올 한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내년부터 반등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이는 일반적인 경기 전망이 아니라 원화와 일본 환율의 변화가 주는 명확한 해답이다. 국가 부도 상황인 1997년 IMF 시절로 돌아가 보자. 당시 달러당 원화 환율은 10월 한 달 동안 770원 안팎이던 것이 연말을 거치면서 최고 1600원까지 단기간에 두배 이상 급등(가치 하락)했다.

반면 일본 환율은 강세를 보여 두 자릿수 이상 가치가 상승했다. 이는 한국 섬유산업과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어 98년 하반기부터 수출이 회복되면서 단기간에 IMF를 졸업하는 호황을 불러 일으켰다. 현재 빅3로 불리는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는 당시 막대한 해외 공장 투자로 지금의 1조 원대 기업을 일궜다.

이를 두고 신 교수는 “원화와 엔화 환율 격차가 벌어지면 호황, 줄어들면 불황이 온다”고 설명한다. 호황과 불황이 닥치는 시기에는 경제학상 ‘시차’가 존재하는데 섬유산업은 이 시차가 1년이다.

2003년 카드 대란(신용카드회사 부실), 2008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경제 한파 등의 전후 맥락에도 원화와 엔화 환율이 큰 격차를 보이며 한국 경기를 쥐락펴락했다는 얘기다. 실제 2008년 이후 펼쳐진 원화 약세 시장은 이듬해 1500원을 돌파하며 1년 후인 2010~11년 큰 폭의 섬유 수출 증가를 불러 왔다.

그는 “올해 원화 환율은 1050원이 예상되나 일본은 엔화 약세 드라이브에 힘입어 80엔대이던 환율이 90엔대를 돌파하고 120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원화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가치 상승)하는 추세이므로 올 연말까지는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작용으로 올해 안에 원화 환율이 올라가면(가치 하락) 1년 후인 내년부터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현재 상황을 ‘의심없는 위기상황’으로 받아들이고 기업들은 비상사태를 선포, 군더더기 비용을 획기적으로 아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기업은 위기를 돌파할 때 종이 한 장 아끼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지만 한국은 큰 것부터 고치려고 한다. 일본을 본받아야 한다. 우리 업체들은 원가경쟁력과 품질 개선으로 불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