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글로벌기업 ‘토사구팽’부터 배웠나

지분투자후 일방적 해임 마무트코리아, 이석호 대표 하차

2014-01-18     강재진 기자

“어느 날 갑자기 내 회사가 남의 회사가 됐다.”
한국 아웃도어 시장의 호황으로 해외 기업 직진출 및 투자 제안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본사들에 의한 의외의 피해사례가 감지됐다. 7년6개월 간 스위스 아웃도어 브랜드 ‘마무트’를 전개하던 이석호 대표는 최근 본인의 회사 대표직에서 밀려난 상태다.

이 대표는 2009년 스위스 마무트 본사 슈미드의 제안에 따라 조인트 벤처를 논의, 60%의 지분 계약에 동의했다. 매출 100억 내외의 소규모 업체라 파트너십에만 의지하고 큰 문제가 될까 싶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지난해 7월 부터 스위스 본사와 마무트코리아는 한국 시장 내 브랜드 안착을 위한 본격 파트너십을 다짐했다. 그러던 중 12월3일 스위스 본사 경영진은 이사회를 열고 이석호 대표를 포함한 3명의 임원을 갑작스럽게 해임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그날 회의 중 해임안이 결정나자 외부 변호사가 회의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예고없이 서류작업을 진행하는 등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마무트’런칭 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한국에서 브랜드의 성장과 발전에만 전념해 왔는데 하루 아침에 그들이(스위스 본사) 산정한 퇴직금과 지분을 받아들여 싼값에 외국 기업에 고스란히 넘겨줘야 하는 지 현재로선 속수무책이다”라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수년간 함께 고생하며 한국에서 ‘마무트’ 브랜드를 정착시킨 우리 직원들과 전국 취급점 사장님들에게 뭐라 할 말이 없다. 내 얼굴에 침뱉는 격으로 ‘마무트’를 망치는 것 같아서 동네방네 떠들면서 항변하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잠자코 있는 것은 제2,3의 피해자들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한편 스위스 본사 측은 이석호 대표를 비롯한 임원 2명의 퇴직금, 급여 등 경영진의 이익을 문제 삼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마무트코리아는 안드레아스 캐슬러를 신임대표로 임명한 상황이며 외부 헤드헌터를 통해 한국인 대표를 물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웃도어를 비롯한 다수 패션업체들이 해외기업과의 M&A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자본 및 투자유입에 있어 보다 신중한 검토를 해야 할 것으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