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권 기상도] “혹한에 물량 없어서 못판다”

2014-01-18     패션부

도심·몰 쇼핑객수 증가세
[서울]
서울상권은 올해 ‘육한일온’이라는 한파에 셋째 주 들어 날씨가 풀리면서 중심상권과 대형몰을 중심으로 쇼핑객 수가 증가세를 보였다. 김포공항 롯데몰의 ‘싹스탑’ 강난희 점장은 “대형 몰이라도 공공장소 실내온도 규제에 따라 20도 선을 유지해야 해, 날씨를 다소 타게 된다”며 “날씨가 온화할 경우 몰 안에서는 반팔을 입는 고객도 있는데, 밖에서 극심한 추위가 이어지면 몰 안도 다소 싸늘하게 느껴져 특히 평일 고객이 대폭 감소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 여러 백화점과 쇼핑몰의 리뉴얼 오픈, 팝업스토어가 화제를 낳으면서 고객들이 발길을 향하게 했다. 명동 롯데 영플라자와 에비뉴엘을 연결하는 ‘러브릿지’가 11일 오픈해 롯데시네마와 면세점까지 연결돼 편의성을 높였으며, 서울역에 18일 롯데 아울렛이 새롭게 문열어 화제가 됐다.

가로수길에는 ‘레페토’, ‘캐스키드슨’이 거리 초입에 문을 열었고 ‘케이트 스페이드’ 자리에 ‘쌤소나이트 레드’가 25일 오픈할 예정이다. 31일에는 향수 ‘조 말론 런던’이 코코브루니에서 팝업 라운지를 연다. ‘뉴발란스’가 2층 규모의 200평대 강남대로점을 오픈하며 ‘반스’가 홍대 극동방송국 인근에 스토어를 오픈한다.

구매 시기 애매
[경기]
롯데, 신세계 아울렛 사업영역 확대로 대형소매점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파주상권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영향으로 입·폐점하는 곳이 크게 늘었다. 점주가 바뀌거나 임대료를 지불하기도 힘들어 빈 매장으로 남겨둔 곳도 많다. 한편 불경기 영향으로 시즌오프에 돌입했음에도 상권분위기는 냉랭하다.

파주에서 캐주얼 의류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금촌지역 매장 손님은 겨우 1~2팀 정도로 아울렛도 주춤하는 편”이라며 “야상점퍼나 니트류가 인기품목”이라고 전했다. 경기 북부는 겨울품목 세일과 봄 신상품 유입에도 기존보다 매출이 20% 낮은 수준이다. 집객 수는 지난해 대비 평일 3~4팀 수준이다. 평균 매장 집객 수는 1~2팀으로 조사됐다.

한 매장 점주는 “이미 겨울옷을 살 사람들은 다 샀다”며 “봄옷을 사기엔 좀 이른 시기라 지금 날씨가 옷을 구매하기 참 애매하다”고 전했다. 매장 점주들은 경기가 어려워 선뜻 상품을 살 수 있는 여건이 줄어들어 소비지출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대선이후 기대감 부침교차
[충청]
대전 중구 충남도청이 충남 홍성·예산의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옛 도청 주변의 공동화 심화로 침체의 우려를 낳고 있다. 대전 중구 선화동 지하상가의 여성복 매장 ‘시크’는 “특히 식당을 중심으로 타격이 큰데 의류도 마찬가지”라며 “도청 이전 이후 매출이 전년대비 60% 정도 감소세를 보인데다 인근에 새로운 상권이 발달될 것으로 보여져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구청장은 충남도청 주변상점 이용하기 범 구민운동 등을 강조해 당부하고 충남도청사 활용방안을 마련하여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도 피력했다. 또한 충청권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개발공약에 따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충북내륙선 등 교통 인프라 확대,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청주·청원통합도시 지원, 내포신도시 지원 등이 내걸어져 있다.

충청권에 ‘도크’ 등 다수의 매장을 전개 중인 문재완 사장은 “행정지도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으로 매출에 플러스 될 요인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수도권에서 자동차로 1시간대 진입 가능한 충주기업도시, 8월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등 지역 분위기와 경기가 활성화될 호재가 이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충남도청 이전소재지인 내포신도시도 올해 아파트 입주가 이어져 상권 발달 및 활성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황에 한숨만 ‘푹푹’
[강원]
아웃도어가 강세를 이어갔다. 타 지역에 비해 폭설이 내려 헤비다운자켓을 구매하는 손님이 늘었다. 아웃도어는 숙녀복, 유아복에 비해 비교적 선전을 유지하는 편이나 불황의 여파로 매장을 간신히 유지하는 상황이다. 한 점주는 “시즌오프를 진행하지만 워낙 경기가 어려워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다”며 “올해 들어 유독 힘들다”고 토로했다.

원주상권 역시 어려워진 경기상황으로 대형소매점들의 시름이 깊다. 과거 활발한 유동인구를 자랑하던 중앙동은 최근 집객수와 구매율이 대폭 줄었다. 관계자는 “고객들이 시즌오프 시기에 2~3벌 구입하던 것에서 꼭 필요한 한 두가지 아이템도 고민하며 산다”면서 “돈을 쓰기보다 쥐고 있는 소비절제가 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AK플라자 등의 입점 악재까지 겹쳐 상권이 바닥난 상태”라고 전했다. 로데오 거리 점주들 사이에서 ‘오늘 티 하나 팔고 간다’란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아웃도어 대형매장 줄이어
[경상]
혹한으로 헤비 다운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아웃도어 신규점 오픈이 대거 이어지고 있다. 부산광복동 상권은 롯데백화점 초입으로 최근 ‘파타고니아’가 위치 이전해 오픈했으며 중앙동 데파트 방면으로 블랙야크에서 리뉴얼 런칭하는 미국 아웃도어 ‘마모트’가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 연말 광복 트리 축제로 가두 상권 내 유동인구가 최고에 달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빈폴 아웃도어’, ‘디스커버리’, ‘지오지아’ 매장 등이 신선감을 전하며 고객 유입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무동 로타리 상권은 ‘블랙야크’가 전국 랭킹 2위 매장으로 등극하며 최고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오픈한 ‘밀레’ 매장도 큰 평수대로 시선을 끌고 있다.

‘올포유’ 옆 ‘인디안’ 매장이 내달 리뉴얼 작업에 돌입, 새모습으로 단장할 예정이다. 김해도 기존 서상동 상권 외에 ‘코오롱스포츠’ ‘밀레’가 초대형 평수의 신규점을 열고 오픈행사를 펼치며 고객 유입에 주력하고 있다.

물량 부족 손님 돌아가기 일쑤
[전라]
시즌오프에 돌입하면서 막바지 재고털기에 한창인 현 시점에서 매장의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한파 영향으로 다운, 패딩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수량이 충분한 브랜드는 호재를 이어가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브랜드는 코앞에서 손님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익산에서 10여개의 스포츠, 캐주얼, 아웃도어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불경기 영향으로 아웃도어를 제외하고 겨울 아우터를 소극적으로 준비한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의 경우는 11월에 이미 판매가 끝났다 할 만큼 수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입점 고객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지 않았음에도 팔 물건이 없어 돌려보내기 일쑤다.

한창 객단가 높은 아우터를 팔아야 할 시점에 트레이닝복을 팔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최고 20~30%까지 하락하고 손님들이 돈을 들고 와도 구매할 것이 없다고 토로한다”고 말했다.

지방 상권의 경우 구매 채널이 수도권만큼 다양하진 않아 목적구매를 위한 충성도 높은 오프라인 구매객들의 수요가 꽤 있으나 적기에 팔 물건이 없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올해는 특히 폭설이 자주 오는 것도 집객을 붙잡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일부 봄 품번 상품이 입고되면서 날씨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