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점] 특혜의혹에 발묶인 ‘인천터미널’
‘인천시-롯데-신세계’ 3자 구도 롯데 “패자의 투정 꼼수” 신세계 “원점서 다시 재개”
법원의 인천터미널 부지 매각 중단 판결에도 인천시와 롯데가 지난달 30일 매매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신세계가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인천시에 가처분 신청에 나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법은 지난해 12월 인천시와 롯데의 수의계약을 관련해 투자약정과 관련 조달금리 비용 보전 조항이 포함된 것은 감정가 미만 매각이라며 무효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재정확보와 원도심 개발의 이유로 외국인 투자기업인 롯데인천개발과 계약조건을 유지키로 했다.
매매금액은 9000억원으로 매각대금 중 계약금 900억원은 매매계약 체결 당일 1906억원과 장기선수임대료 59억원을 차감한 6135억원을 60일 이내 일시납 하는 조건이다. 인천시는 매각대금을 제외하고 부동산 취·등록세 420억원을 받아 9420억원의 재정수입 효과를 봤다.
롯데는 본 계약과 관련한 법적 문제를 해소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투자약정에 따른 매각 절차는 중단하되 매각 추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인천시는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면서 높은 가격의 매수의향을 지속적으로 피력한 신세계를 배제한 채 롯데에게 9000억원의 부동산을 기습적으로 매각했다. 일각에서 인천시가 재입찰을 밟지 않은 배경에 롯데와의 계약 강행 합리화와 재정난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신세계가 인천시와 롯데간의 매매계약 이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신세계는 “견적서를 2인 이상 받아야 하는 지방계약법 무시와 절차상의 투명성이 훼손돼 투자약정은 무효”라며 “입찰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 계약은 불법적이고 롯데의 명백한 특혜기 때문에 매각절차를 다시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는 신세계가 사업 기반을 잃을 것이란 우려 속에서 계약을 지연하거나 무산시켜 보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롯데는 “수개월에 걸친 협상 과정에서 안일하게 대응하다 가처분 신청을 통해 입지를 회복하려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패자의 투정 및 꼼수”라며 “깨끗이 승복하기보다 특혜 시비 운운 등 근거 없는 주장으로 인천시와 롯데를 음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덧붙여 “법원에서 신세계 가처분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가처분 신청과 관련 없이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