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브랜드는 모두 명품인가?”
유통, 차별 대우 여전…정부·기관도 인식 재정립해야
해외브랜드는 모두 ‘명품’ 인가? 유통과 정부, 업계가 우리 브랜드 명품화에 대한 기본 인식을 한차원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지난달 31일, 올해로 세 번째를 맞았던 청담동 패션거리 일대 ‘빛의 거리’축제가 막을 내리고 조명을 철수했다. 빛의 거리는 청담사거리에서 갤러리아 백화점까지 총연장 1.37km구간에 ‘마음으로 밝히는 빛!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라는 컨셉의 LED 장식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화려한 불을 밝혔다.
이 사업은 청담활성화추진 위원회가 주최하고 전기업체 누리플랜이 공동으로 동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으며 강남구청은 ‘지역경제 부흥’차원에서 실비의 50%를 지원했다. 이 기간동안에는 길거리 연주회 등 문화공연과 이벤트도 펼쳐졌다.
일명 “청담동 명품거리 ‘빛의 거리’ 변신”의 화려함과는 반대로 청담역 4거리까지 자리한 국내 디자이너샵들과 내셔널브랜드 점들은 속앓이를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청담동 명품거리 활성화라는 명목이 과연 타당한가? 디자이너샵들과 내셔널브랜드 매장은 명품의 반열에 속하지 않는가?”라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빛의 거리가 조명받는 만큼 청담역 4거리까지의 나머지 구간은 썰렁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동 상권에서 오랫동안 샵을 열어 온 한 디자이너는 “청담동 고유의 문화가 체계적으로 구축돼 향후 해외에 버금가는 거리로 자리잡아야 하는데 수입 브랜드가 집중돼 있는 거리만 치중해 상대적인 상실감을 초래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더불어 “해외브랜드 샵들을 홍보하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걷어진 예산을 지원해야 했나?”라는 반문도 있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빛의 거리 사업의 계약당사자는 강남구청이 아니다. 사업주최측인 청담활성화추진위원회가 본인들이 주측이 돼 사업안을 내고 먼저 예산의 절반을 투자했고 구청은 지원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코엑스 주변거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신사동 가로수 길들도 지역 상인들과 발전방향을 모색할 것”이라며 청담에만 치우친 지원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업계는 대형유통 역시 ‘명품관’조성에는 대부분 해외 브랜드들을 입점시키고 있어 “해외브랜드=명품”이라는 소비자 인식을 오히려 강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가까운 중국조차도 정부차원에서 내셔널브랜드의 명품화를 지원하고 자국내 대대적 지원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한국의 대형유통이 해외브랜드를 ‘명품’으로 지칭하며 차별대우를 해서는 안될 것이며 정부와 해당 기관 역시 인식을 분명히 해 줄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