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권 기상도] 설 특수, 상권별 희비 엇갈려
쌀쌀한 연휴 대목 상실
[서울] 구정 연휴 서울은 낮 기온이 영상을 오르내리면서 추위가 한풀 꺾였으나 로드샵의 체감온도는 좀처럼 높아지지 못했다. 작년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매출이 좋았던 중심상권의 가두점도 이번 구정과 발렌타인 시즌까지 부진해 점주들은 경기와 함께 점점 어려워지는 로드샵 운영에 고심하고 있다.
홍대의 한 잡화점 점주는 “불경기일수록 잡화 선물이 강세인데도 매출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며 “홍대 상권에서도 제도권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보세 및 비브랜드 판매가 좋으며, 곱창집만 해도 소곱창 대신 돼지막창이다. 의류는 물론이고 외식비용까지 절감하려 노력하고 있어 돈이 돌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문정동의 한 의류매장도 “올해는 구정 날씨가 쌀쌀해 매출이 좋은 편은 아니었고, 봄 상품 판매가 좋아 겨우 만회했다”며 “인근 매장 가운데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직원을 쓰지 않는 매장들이 많아졌고, 환불이나 교환에도 민감해져 손님과의 트러블이 많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니츠카 타이거 명동점이 10주년 기념해 확장 이전했고 BSX 명동점이 리뉴얼 오픈했다. 홍대 남성복 base6 매장과 캐주얼 반스가 매장을 열었다. 강남에는 좋은사람들 이너웨어 예스와 섹시쿠키 복합매장, 뉴발란스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했다.
언제쯤 경기가 풀릴지…
[경기] 지난해 명절 특수를 누렸던 롯데 파주아울렛은 올해 짧은 연휴 탓에 매출이 반토막 났다. 폭설로 유동인구도 크게 줄었다. 구경은 하지만 구매는 줄어 실제 구매고객은 10% 선이다. 매장마다 봄 신상품이 절반 이상 입고가 됐음에도 날씨는 겨울이라 매출이 부진하다.
한 캐주얼 점주는 “지난해 설 때는 비교적 날씨가 따뜻해 봄옷이 많이 팔렸는데 올해는 어림도 없다”며 “그나마 얇은 니트류가 인기”라고 말했다. 하반기 경기가 좋아질 거란 전망에도 소비패턴은 가을쯤 풀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좋아진다 해도 소비자들이 당장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의정부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점주는 “세계적인 경제가 활성화돼야 내수경기도 살아날 것”이라며 “어느 특정분야만의 성장이 아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형유통 긴장·봄 판매 진작
[충청] 충남도청이 이전하면서 옛 도청 주변 대정 중구가 크게 침체됐고, 도청 소재지인 충남 홍성·예산의 내포신도시는 아직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 로드샵은 물론 추위의 영향이 덜한 지하상가도 전년대비 매출이 절반에 못 미치며 늦겨울 체감 온도는 더욱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구청장은 충남도청 주변상점 이용하기 범 구민운동 등을 강조해 당부하고 충남도청사 활용방안을 마련하여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도 피력했다.
한편 발렌타인 시즌을 전후로 날씨가 풀린 충청지방의 의류매장들은 본격 봄 상품 판매에 나섰다. 제도권 브랜드 매장들이 움츠린 반면 동대문 도매 브랜드 등 비(非)브랜드 저가 의류들이 컨셉과 MD 리뉴얼이 활발하다.
남성의류 보세편집 ‘라이어’는 “최근 지방에도 미디어와 매체를 통해 여성복은 물론 남성복도 화려해진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남성에게도 파스텔 컬러 등 환한 색상의 자켓이 벌써부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양말과 슈즈 등 패션잡화도 소폭이나마 매출이 올라 분위기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날씨 탓 소비위축
[강원] 올해 설 명절 대목은 없었다. 졸업, 입학 시즌으로 자켓이나 블라우스가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다시 추워진 날씨 탓에 봄 상품 구입이 줄었다. 아래지방에 비해 강원도는 3월까지 추워 봄이라 불리기 어색한 계절이다.
한 여성복 점주는 “고객들이 봄 자켓을 봐도 언제 입나부터 걱정한다”며 “지역 특성상 이너는 얇아도 겉옷은 두께감이 있는 옷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동복 점주 역시 “봄에 코트를 사도 바로 여름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구입을 해도 입히질 못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원 원주 상권은 예전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침체기 늪에 빠졌다. 과거 소비도시로 부흥해 ‘입점하면 대박’이란 말이 성행했지만 현재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어디 하나 잘 되는 상권이 없을 정도다. 유동인구가 절반 이상 줄어 폐점하는 곳도 속출했다. 매물로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다. 매출 신장률이 3분의 1까지 떨어진 곳도 있다.
설 한파, 백화점·대형몰 쏠려
[경상] 설 명절 준비를 위한 고객들이 백화점 및 유통가를 찾으며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전국을 꽁꽁 얼린 한파로 부산 롯데 광복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으로 고객들이 몰렸다. 설 연휴를 맞아 선물 준비와 신학기를 대비한 아이템들이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광복상권은 최근 ABC마트 매장 앞으로 패션일번가라는 명성을 되살리고자 광복 상권에 대한 조형물을 설치, 고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최근 상권이 부상함에 따라 매장 구하기가 어려워진것을 대변 하듯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가두 점주들의 고충이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디다스’ 매장 자리에 들어선 올리브영은 최고 수준의 임대료가 책정 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상권이 술렁이고 있어 주목된다.
상권 내 매장을 운영중인 한 점주는 “대기업과 본사 직영점이 대거 오픈하면서 임대료 상승은 물론 계약기간 만료를 앞둔 매장은 권리금도 못받고 매장을 빼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해진영 나들목 상권은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들이 대거 밀집되면서 브랜드 재편이 활발하게 진행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명절·신학기 ‘모처럼 웃었다’
[전라] 익산 상권은 여전히 추운 날씨에도 명절, 신학기 특수로 모처럼 웃었다. 그동안 매장 내 겨울 물량이 부족했던 탓에 신상품 입고를 기다렸던 소비자들이 많았던 터라 2월 들어서면서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분위기다.
지난 2월4일 입춘이 무색할 만큼 한파가 불어 닥치고 폭설로 여전히 맹추위가 지속됐지만 마음만은 이미 봄이 온 것처럼 상권 유동인구와 매장 유입 고객들이 활발해지면서 선구매가 이어졌다.
익산에서 1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캐주얼, 스포츠 브랜드 중심으로 본격적인 봄 상품 구매가 시작됐다”며 “바람막이, 트레이닝복, 슈즈 등 전반적으로 신상품 수요가 늘면서 명절기간에도 전년대비 30~40%의 신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편, 영등동 상권에는 최근 ‘타미힐피거’가 신규 오픈했으며, ‘아디다스’가 자리이동하며 1,2층으로 확대 오픈했다. ‘임페리얼’이 폐점해 빈 매장으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