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붕 칼럼] 알기 쉬운 패션소재 - 비큐나 (2)
비큐나 (2)
비큐나의 멸종 위기에 신경을 곤두세운 페루정부는 미국의 협조를 얻어 워싱톤 조약(CITES)을 체결, 비큐나 면모의 국 내외의 거래를 제한하고 자연보호구역을 설치, 대규모 방목장을 건설했다. 새로운 번식방법을 연구하고, 번식 장려금 제도를 채택했으며, 비큐나 원모의 거래제도도 극도로 제한했다. 원래 비큐나는 겁이 많아 사람 손에 의한 사육은 거의 불가능하였으나 이 문제도 해결하고 현재는 약 35 만 마리 까지 증식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페루 정부는 비큐나 섬유의 유통과 판매를 위하여 국제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안데스 산맥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을 위해 두 곳에 원모 가공 공장을 설립했다. 국제적인 컨소시엄은 워싱턴 조약에 따르는 비큐나 섬유의 유통과 판매를 인가 받아야 하며 이탈리아의 제냐 그룹은 이 컨소시엄에 속해있다.
비큐나 섬유의 굵기는 동물 섬유 중에서 가장 가느다란 10ц 정도로 가늘며 길이는 2~3cm, 2년에 한번 인가 받은 업자만이 털을 깎도록 규정돼 있다. 한 마리에서 채모되는 수량은 250~350 gr으로 연간 생산량은 약 6 톤밖에 되지 않는다(2009년). 따라서 1.5 kg 이 되는 코트 감으로 환산해 봐야 1년에 4000 착 분 밖에 나오질 않는다.
동물 섬유 중에서 가장 가늘고 부드러우며 광택이 좋은데다 희소성 때문에 100% 비큐나 오바 코트 한 벌에 우리 돈으로 몇 천 만원이 되며 이부자리를 만들면 그 보다 도 훨씬 많은 억대의 가격이 될 것이다.
이 비큐나와 관련하여 한 가지 짚고 넘어야 할 일은 재봉 문제다. 말하자면원단값도 만만치 않지만 봉제도 적은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제일 모직에서 만든 1pp 짜리라는 모직물은 양복 한 감에 1 천 만원 하는 것인데 양복을 만들려고 재단에 들어갈 때 손이 떨려서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본 후지 모직에서 나오는 한 감에 3백만엔(약 4천만원) 짜리 복지를 재단할 때의 손 떨림 만큼이나 비큐나 복지도 재단이 어렵고 재봉 또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복지로 포장한 채로 선물로 돌아다니는 것이 비싼 복지의 소비 패턴(?)이란다.
런던의 쉐빌로우 주문복 거리에서도 이 비큐나 복지로 코트를 만들 때에는 먼저 캐시미어 코트를 만들어 입혀 보고 몸에 맞으면 비로써 비큐나 코트 제작에 들어간다고 했다. 비큐나 제품의 봉제에는 국보급 기능사가 아니면 섣불리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 선진국의 이야기다. 이렇게 되니까 봉재비용도 한 없이 치 솟을 수 밖에 없다. 비큐나 제품의 가격은 캐시미어 제품가격의 최소 10배가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