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웍 기반, 낙오자 없이 목표 달성
사람의 가치를 최고로 여기는 등반가
일반 사람들은 엄홍길 대장 같은 세계적 등반가들을 만나면 꼭 이런 궁금증이 떠 오른다. 산은 어떻게 오르는 게 좋을까? 히말라야의 8000m급 14좌를 완등한 한왕용 대장은 이렇게 말한다. “정상에 올라가 너무 힘들어 다시는 안간다는 생각을 갖느니 힘들면 (산을) 내려가고 그때 재미있었다고 느끼며 다시 올 생각을 하는 긍정적 자세가 더 좋다.”
기록 경신에 매달린 상업적 탐험가들의 등반이 주목을 받는 시대지만 그는 14좌를 완등하는 동안 단 1명의 대원도 잃지 않았다는 점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한 대장은 이에 대해 “철저한 동료애와 희생 정신으로 학연과 지연을 철저히 배제하고 산행을 즐김으로써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는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게 하기 위해 14좌 완등이 아무리 소중해도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하산했다. 사람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게 위해서는 팀웍이 우선이다. 동료간의 희생과 배려로 신뢰가 생기면 이는 곧 팀웍의 기반이 돼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이 과정에서 희생자가 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의 말은 최근 불경기를 맞아 국내 유통, 패션업계에서 자고 나면 ‘누가 어느 회사에서 퇴사당했다’는 말이 일상적으로 떠도는 상황에서 충분히 의미를 되새길 가치가 있다. 그는 정상을 정복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서도 암시를 던졌다. “정상(목표)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확보하면 위급 상황을 맞아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고 등정에 대한 시비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왕용 대장은 이 같은 내용을 주제로 지난 20일 섬유센터에서 열린 CEO 조찬포럼에서 ‘도전과 책임’에 대해 강연했다. 현재 한 대장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방치된 쓰레기를 치우는 등 클린마운틴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