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족’ 홈쇼핑 ‘큰손’
방송판매 비중 40%…‘트렌드’ 주도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구매력 약화로 백화점 대신 홈쇼핑으로 눈을 돌리는 루비족(자신의 외모를 가꾸기 위한 비용지출을 아끼지 않는 40~50대 여성고객)이 늘고 있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무조건 싸야 잘 팔린다’는 홈쇼핑 마케팅 공식도 깨진지 오래다.
최근 홈쇼핑들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며 유명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 연예인 등을 영입해 홈쇼핑 독점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패션 뷰티제품의 방송편성 비중도 공격적이다. 홈쇼핑들이 패션사업에 경쟁적인 것은 장기 불황으로 백화점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GS샵 롯데홈쇼핑 CJ오쇼핑 등 주요 홈쇼핑 업체는 올해 패션제품의 방송편성을 최고 7% 이상 늘렸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체 판매방송의 30~40%가 패션제품으로 편성됐다. 패션사업에 집중적인 GS샵은 지난해 11월 손정완에 이어 올해 이승희, 김서룡, 이석태, 홍혜진, 김석원, 윤원정 등 유명 디자이너 6명을 추가 영입, 의류 브랜드 사업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패션 방송 비중도 대폭 늘려서 2011년 평균 24%였던 패션방송을 2012년 28%로 늘렸다. 2013년에는 35%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박춘무 디자이너의 ‘탑 시크릿 디데무(D’DEMOO)’를 통해 모던 캐주얼 패션 아이템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안한다. 신진디자이너 곽현주는 ‘Story about 곽현주’ 브랜드를 선보이고 톡톡 튀는 감각을 실용적인 패션으로 접목했다. 국내 백화점 입점 디자이너인 신장경, 강기옥은 각각 ‘Love Poem 신장경’ ‘Muii 강기옥’ 등을 런칭하며 트렌디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뷰티 브랜드 ‘하이엔터치 파운데이션’ ‘백설공주 아이라이너’ ‘아로마미 모공케어’ 등도 올해 새롭게 선보인다.
CJ오쇼핑은 2012년 26%였던 패션 방송비중을 2013년 30%까지 늘린다. 패션 PB제품을 꾸준히 늘리고 최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한 고소영을 전면에 내세워 패션방송을 진행한다. CJ오쇼핑은 ‘소통’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뷰티·패션 전문 프로그램들을 대대적 개편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 및 연예인을 고정 게스트로 섭외하고 전문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뷰티패션 콘텐츠를 전달한다. 각 전문 프로그램마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소통 창구를 강화한 것도 프로그램 개편의 주요 특징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홈쇼핑 업체들의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발 빠른 상품 대응력과 패션잡화 위주의 PB상품 확대, 렌탈서비스 사업 강화 등이 소비불황기에 강한 내성과 대응력을 보여줘 유리한 영업조건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