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물 수출 “2년연속 활로가 안보인다”
글로벌 브랜드와 추동시즌 상담 열기 불구 가격 물량 동반 퇴조에 성사 오더 거의 없어 소비자 가격만족 트렌드… 직물업계, 악전고투
가격은 떨어지고 물량마저 줄었지만 성사되는 오더가 없다. 올 추동시즌 직물류 수출상담 시즌이 한창이건만 직물류 수출경기는 꽁꽁 얼어붙은 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직물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아 2년 연속 물량 감소와 가격 인하 공세에 휩쓸리는 악전고투 상태에 놓였다.
이는 미국, EU, 중국, 일본 등 주요 의류시장마다 패션보다 소비자의 가격만족이 우선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패스트 패션 브랜드 자라, H&M, 유니클로, 갭, 망고 등 메이저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비자 만족을 위한 기 싸움만 갈수록 거세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이들 브랜드를 상대로 원단을 공급하는 국내 직물업체들의 주름살만 깊어지고 있다.
직물업계가 3월부터 추동용 직물 수출상담에 돌입했지만 4월 중순 현재 갈수록 거세지는 브랜드의 가격저항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냉가슴만 앓고 있다. 올 추동시즌 오더상담은 5월말까지 이어지지만 현 상황에서 볼 때 작년보다 낫다는 업체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최근의 직물수출 상황과 관련 본지가 연 3000만 달러 이상 수출하는 국내 직물업체를 대상으로 올 추동 수출상담 실태를 조사한 결과 거의 대부분이 작년 수준 턱걸이를 목표로 삼았다. 다만 아직 수출상담이 진행단계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예단은 피했지만 앞으로 기대를 걸만한 호재가 거의 없다는 게 공통 의견으로 대두됐다. 이는 지난 1월중에 열린 PV나 텍스월드 전시회가 끝난 뒤 예고됐었다. 글로벌 경기침체를 반영하듯 바이어와 방문객이 감소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 뒷받침한다.
업계는 직물류 수출 부진과 관련, 우선 미국시장은 바닥을 친 상황이지만 상승세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U시장은 침체기에 깊숙이 진입한데다 EU전역으로 재정위기 확산 우려가 맞물렸다. 또 중국용 수출은 소량 오더가 대부분이지만 중국내 소비경기 바닥세가 직물류 수출의 발목을 잡았다. 일본 시장은 엔저 영향을 받아 브랜드의 물량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또 국내 직물류 수출 경쟁은 과거 홀 세일러 위주가 아닌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옵쇼어 수출로 전환하면서 국내 업체간 경쟁은 거의 자취를 감췄으나 해외 밀과의 경쟁은 더욱 격화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섬직물류의 경우 중국에 비해 물량과 가격 측면에서, 대만과는 품질과 가격싸움에서 큰 저항을 받는 상태다. 또 면직물은 중국의 영향력에다 최근 신흥 경쟁자로 부상한 인도 파키스탄의 수출드라이브 때문에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한편 국내 직물업계는 최근 글로벌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의 전략이 과거 패션성보다 소비자의 만족, 가격에 포커스를 맞춘 go to the basic 바잉전략이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우려를 높였다. 단적으로 브랜드의 저가정책에 따르자니 마진확보가 어렵고 오더를 포기하자니 당장 공장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한, 수출성수기에 내우외환의 늪으로 빠져드는 이중고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