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 참신한 신진들 등장 ‘예의주시’
독특하고 창의적 감성을 지닌 신진 디자이너들의 패션계 진출이 활발하다. ‘커스토미’의 조동주, ‘퓨얼반스틱’의 유진화·박경미, ‘세이모 온도’의 사현진·강수연, 이 세 브랜드 디자이너들을 만나 패션에 대한 열정과 제품 경향, 앞으로의 의지와 각오를 들었다.
퓨얼반스틱, 스타일리시 유니섹스 캐주얼 실현
“제가 딱 원하는 스타일이 아무리 돌아다녀도 도무지 찾을 수 없어서 직접 제작하기로 했어요”
‘퓨얼반스틱’의 유진화 디자이너<사진 왼쪽>의 말이다.
‘퓨얼반스틱’은 futuristic과 urban의 합성어 ‘Fu-urbanstic’으로 초현대적인 도시의류를 뜻한다. 브랜드 이름만큼이나 브랜드 런칭 스토리도 남달랐다. 겉으로 보기엔 극과 극인 두 디자이너(유진화·박경미)가 댄스학원 스승과 제자로 만나 친해졌고 단기간에 두 사람은 같은 취향임을 느껴 바로 동업을 결심했다.
댄서인 유진화씨는 어려서부터 사정상 무용복을 살 수 없어 직접 제작해서 입고 다녔다고 한다. 그때의 노하우 덕분인지 ‘퓨얼반스틱’의 제품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은 물론, 편안한 착용감과 폴리소재의 기능성까지 갖췄다. 브랜드 컨셉도 편하게 입을 수 있지만 ‘스타일리시한’ 캐주얼 혹은 트레이닝 룩을 추구한다. 유니섹스로 캐주얼한 옷이 대부분이라 커플룩으로 입기에도 제격이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퓨얼반스틱’만의 화려한 색감과 패턴이다. 이는 어려서 우연한 기회로 바다생물을 접한 박경미 씨가 해양생물에 숨겨진 아름다움에 매료돼 영감을 얻었다. 패턴은 보통 존재하는 생물체를 브랜드 특유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그래픽적으로 뽑아내곤 한다.
특히, 이번시즌 컨셉인 ‘나비’에서 겉으로는 혼돈스러워 보이지만 일정한 모양 속 규칙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나비 꼬리 형태를 이용해 패턴을 완성했다. 10~20대 자신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을 원하는 젊은 층을 겨냥해 시작했으나 현재는 연예인을 비롯한 남녀노소 불문하고 찾아줘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지금껏 두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오로지 본인들만의 힘으로 해결했다. 유진화 디자이너는 “제가 직접 춤을 추며 퍼포먼스를 곁들인 패션쇼를 펼치고 싶어요. 그 밖에도 지난번 스타일위크를 통해 온라인 몰의 한계를 고객과 직접만나 소통하며 보완할 수 있었어요. 그 계기로 저희만의 쇼룸을 만들 계획이에요”라며 적극적인 마케팅 의지를 밝혔다.
커스토미, 커스터마이징 트렌드 리딩 ‘변신하는 백’
자신의 스타일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브랜드 ‘커스토미’가 탄생했다. customizing과 me의 합성어 ‘커스토미(custome)’는 소비자가 주체가 돼 직접 스타일링 할 수 있는 신생 커스터마이징 브랜드이다.
‘커스토미’ 디자이너 조동주 대표<사진>는 건축을 전공하고 건설회사에 다니다 커져만 가는 패션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누르지 못하고 중견 패션기업으로 이직했다. 바잉 MD로 일하며 패션 트렌드에 대해 배운 후 본격적인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건축학도 출신 디자이너 답게 ‘커스토미’의 가방은 구조적, 공학적인 색이 강하다. 특히 트랜스포머백인 커스텀 백은 고리와 체인, 끈만을 이용해 가방 모양과 크기가 기본 6가지를 포함해 수십 가지까지 변신 가능하다. 형태뿐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아침에는 백팩 및 크로스백, 점심에는 핸드백 및 숄더백, 저녁에는 클러치 등 상황에 맞는 형태로 변형해 착용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조동주 대표는 ‘커스토미’에서 플랫폼만 주고 고객들이 직접 스타일링 할 수 있는 제품 제작을 위해 항상 노력한다. 심지어 종이 쇼핑백과 같은 형태만 보고도 건물을 짓듯 3D로 구상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아직까지 대중들이 크고 가벼운 가방을 원하는 추세인건 알아요. 하지만 5년 이내로 DIY 처럼 플레이 개념의 커스터마이징 트렌드가 올 거라 확신해요. 가방 하나로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주고 꾸밀 수 있잖아요” 라며 “벌써부터 몇몇의 고객들이 저희 제품을 사용 후 직접 제게 찾아와 새로운 모양을 알려주고 가시는 걸 보고 더 희망적이라 느꼈어요.”라고 말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커스터마이징 가구와 함께 협업을 구상 중이며 더 나아가서는 가방 뿐만 아닌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 까지 ‘커스토미’의 색을 입히고 싶은 포부를 전했다.
세이모 온도, ‘신선함·특이함’ 중무장
“좋아서 취미로 하던 일이 비즈니스가 됐네요.”
본인들과 같은 독특한 것을 추구하는 소수의 마니아층을 위한 브랜드, ‘세이모 온도’를 탄생시킨 사현진·강수연 씨의 말이다. ‘세이모 온도’는 커플이 함께하는 아직 1년이 안된 신생브랜드이다. 두 시즌을 거쳐 작년 8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물고기 눈이 꼬리에 있는 브랜드 마크만 봐도 이들의 신섬함과 특이함을 직감할 수 있다.
브랜드 명인 ‘세이모 온도’는 두 디자이너의 뮤즈인 미국의 화가 ‘장 미쉘 바스키아 (Jean Michel Basquiat)’의 예명이자, ‘같은’이라는 뜻을 지녔다. 즉, 같은 온도溫度(취향)의 사람들과 디자인을 공유, 판매하겠다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브랜드 컨셉은 자연스럽고 포근한 것을 추구한다. ‘세이모온도’ 트레이드마크는 가방 손잡이이다. 이 손잡이에 사용되는 둥글고 통통한 형태의 끈은 마치 사람의 팔과 같은 느낌을 준다. 천 속에 솜을 넣어 푸근함을 전달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번 시즌은 사막을 모티브로 적막하고 차분한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다.
사막의 하늘색인 블루계열 컬러와 땅을 연상 시키는 브라운 컬러로 대비와 조화를 동시에 이루고자 한다. 차분한 느낌의 컬러에 땡땡이와 체크 패턴을 포인트로 봄, 여름에 걸맞는 산뜻한 느낌을 가미 했다.
‘세이모 온도’는 사현진 씨가 평소에 패션에 관심이 많아 티셔츠 및 액세서리를 직접 제작 하다 여자 친구 강수연씨와 의기투합해 2011년에 동대문 작업실을 내며 시작됐다. 처음엔 액세서리만 연구했지만 가방이 더 경쟁력 있겠다 느껴 가방에 매진하기로 결심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추진하고자 한다. 타 브랜드나 특정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신발, 티셔츠 등을 제작하고 브랜드 제품과 일러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강수연 씨는 “처음부터 마니아층을 타겟으로 디자인 자체가 대중들에게 쉽게 접근이 어려울 거라 예상했어요. 아직까지는 대중들보다 오히려 디자이너들이 더 선호해주는 편이지만 희망적인 건 한 두명씩 점차 마니아가 생겨나고 있고 차근차근 노력하면 언젠가는 대중들도 저희 브랜드의 매력을 알아줄 거라 믿어요.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해요”라며 자신감을 내비췄다.